[단독] 한국형 사드 L-SAM 개발 완료… 우리 무기로 ‘거미줄 방공망’
전투용 적합 판정, 내년부터 양산
군이 독자 개발 중이었던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엘샘)’가 최근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며 개발이 완료됐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24일 전했다. ‘한국형 사드(THAAD)’로 불리는 엘샘은 내년부터 양산 절차에 돌입해 수년 내 실전 배치될 전망이다. 요격 고도 40~60㎞인 엘샘이 실전 배치되면 현재 사드(40~150㎞)·패트리엇(15~40㎞)·천궁-2(15~30㎞)로 구축된 한미 연합 방공망이 더욱 촘촘해져 북한 핵 위협 대응 능력이 강화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군에서 운용하는 사드와 달리 엘샘은 우리 군이 독자 운용하게 된다. 현재까지 우리 군은 고도 40㎞ 이상의 탄도미사일 요격은 미군 사드에 의존해야 했는데, 엘샘 개발로 방어막이 한 겹 더 생긴 셈이다. 군은 이와 함께 고도 100~1000㎞에서 요격하는 SM-3 도입 방침도 밝혔고, 상공 60~150㎞에서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을 갖춘 ‘엘샘Ⅱ’도 2020년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기술 교류를 가속화하며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는 시점에 북한 미사일을 상층과 하층에서 다층적으로 요격하는 확률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독자 개발이 완료된 엘셈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연구·개발이 이뤄졌다. 한화·LIG넥스원 등 국내 업체들이 레이더·유도장치·구동장치 등을 개발했다. 2014년 사업 추진이 결정된 이후 10년 만에 개발이 완료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시험 발사가 수개월 연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4차례에 걸쳐 표적 요격 시험을 마쳤고, 지난 3월 비공개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에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게 됐다고 한다.
엘샘에 쓰이는 S-밴드 다기능 레이더는 사드에 쓰이는 X-밴드 레이더보다 탐지 거리는 다소 짧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탄도미사일과 함께 적 항공기 탐지·추적도 가능하다. 정사각형 형태를 하고 있는데 최대 150도 범위에서 회전이 가능한 형태로 광범위한 면적을 커버한다. 실전 배치 시 항공기 수백 대, 탄도탄 수십 기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엘샘은 레이더가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면 요격탄을 발사해 적 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요격탄은 1·2단 추진체와 직격 비행체(kill vehicle)로 구성돼 있다. 직격 비행체가 적 탄도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역할을 맡는다. 직격 비행체를 활용한 탄도미사일 요격 기술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우리가 세 번째로 확보했다고 군 정보 소식통은 전했다. 사드도 직격 비행체를 활용한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경북 주에 있는 사드는 대구·부산 등지의 군사시설을 방어하는 목적이고, 엘샘이 전력화되면 우리 군이 필요한 추가 지역에 미사일 방어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며 “저고도뿐 아니라 중고도까지 국산 미사일 방어 체계를 적용할 수 있게 돼 미사일 방어 체계가 더 효과적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한국형 사드’라는 별명에 다소 부족함이 있지만 향후 성능을 개량해 사드 수준으로 요격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번에 개발된 엘샘은 ‘K방산’에 새로운 기대주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전과 이스라엘·이란 분쟁 등으로 미사일 요격 체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II’에 대한 각국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데, 엘샘이 천궁II에 이어 차기 K방산 효자 상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월 약 32억달러(약 4조2528억원)에 달하는 천궁II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천궁II에 대한 구매 의사를 밝힌 국가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샘으로 중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가 확보된 만큼 수출 전망도 밝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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