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손 편지, 백과사전… 아날로그 시대를 추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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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외여행을 가도 쇼핑의 재미가 예전만 못하다.
스마트폰 하나면 이미 전 세계 각양각색의 물건을 구할 수 있어서다.
손 편지, 백과사전 등 효용 가치가 떨어진 물건은 물론이고 창밖 내다보기, 길 잃기 등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행동들까지 촘촘히 되짚는다.
공론장이 커졌지만 '안전한 의견'뿐이라고도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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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세상이 빠르고 편리해지면서 유실된 일상과 가치들을 반추한다. ‘뉴욕타임스 북리뷰’ 편집장이자 아날로그와 디지털 두 시대를 모두 겪은 1970년대생 저자가 썼다. 손 편지, 백과사전 등 효용 가치가 떨어진 물건은 물론이고 창밖 내다보기, 길 잃기 등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행동들까지 촘촘히 되짚는다.
감상에 젖어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의 상시적인 연결은 엄청난 위안을 준다”며 기술 발달의 이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립’이 아닌 ‘달콤한 고독’이라며 이면을 본다. 저자는 “혼자 있는 것에 덜 능숙해진 사람들은 과거에는 아무렇지 않았을 상황에서 외로움을 느낀다”며 “작은 고독이 있어야 외로움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논의로도 확대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일상 깊숙이 침투하며 “삶의 모든 것이 공연이 된” 시대를 다각도로 비판한다. 책은 “SNS는 아이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 됐다. 삶을 살아가는 동시에 연기하며 자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공론장이 커졌지만 ‘안전한 의견’뿐이라고도 꼬집는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일 때도 대부분은 온라인 군중을 의식해 안전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100가지 유실물이 주는 건 포근한 낭만만큼 큰 자기반성이다. 독자는 전화기 다이얼을 돌리던 옛 추억과 동시에 뼈아픈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온라인 세상에서 우리는 듣기보다 말하기를 택한다. 마음과 마음을 공유하기보다는 화를 내고 화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더 많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공감’과는 정반대”라는 대목이 경종을 울린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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