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잔 마시니 신선이 된 듯”… 茶를 읊다
허윤희 기자 2024. 5. 25. 00:36
차시 일백수
송재소 지음|돌베개|484쪽|3만6000원
‘첫 잔을 마시고 나니/ 마른 창자에 눈이 내린 듯/ 두 번째 잔을 마시고 나니/ 정신이 상쾌하여 신선이 된 듯/ 세 번째 잔을 마시고 나니/ 병든 몸 깨어나고 두통이 나아’.
조선 전기 학자 이목(1471~1498)은 ‘다부(茶賦)’에서 차(茶)의 이로움을 이렇게 노래했다. 차는 당시(唐詩), 술과 함께 동아시아 문화의 전통을 이해하는 주요 코드. 한문학자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차를 노래한 주요 시를 모았다. ‘당시 일백수’(2021) ‘주시 일백수’(2022)에 이은 ‘일백수 3부작’의 완성이다.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차시 113수를 번역하고 주석과 해설을 달았다. 그중 한국의 차시는 57수가 수록됐다. 18세기 조선의 차 문화를 중흥시킨 인물은 다산 정약용(1762~1836). 강진 유배 시절 만덕사 스님 혜장과 교유하면서 본격적으로 차를 마시고 연구했다. 다산이 혜장에게 차를 보내달라고 쓴 ‘걸명시(乞茗詩)’, 차 문화를 완성한 초의 스님의 ‘동다송(東茶頌)’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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