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조던을 농구 전설로 만든 건 재능 아닌 ‘태도’
마이클 조던은 1963년생이다. 우아하게 하늘을 날아 거침없이 슛을 쏘던 그도 예순을 넘겼다. ‘마이클 조던’(1984)은 미국 프로농구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시킨 농구 황제이자 자신의 이름으로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를 만들어낸 사업가를 다룬 전기다. 800장이 넘는 묵직한 책이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책장 넘기는 걸 멈출 수 없게 만드는 흡인력이 강렬하다.
30년 넘게 농구에 대한 글을 써 온 작가 롤랜드 레이즌비는 철저한 자료 조사와 방대한 인터뷰를 통해 마이클 조던이라는 복잡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위대한 창업가가 자신의 알을 부수면서 불굴의 의지로 탄생, 재탄생을 거듭하는 여정으로 읽어도 좋고, 프로 스포츠 비즈니스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는 차원에서 봐도 좋다. 중요한 건 이 책을 읽는 데 들어간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조던은 빛나는 재능을 가졌지만 그를 전설로 만든 건 태도의 힘이다. 그는 가장 농구를 잘하는 선수이면서도 매일같이 제일 먼저 나와 훈련하고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 연습했다. 시합에서는 결정적 순간일수록 공을 직접 던져서 승리로 이끌었다. 그를 움직이게 만든 힘은 멈추지 않는 승부욕 때문이었는데, 그는 동료들에게도 가혹하리만큼 높은 기준을 요구했고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가장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동시에 조던은 남의 말을 귀담아듣고 잘 배우는 것이 본인이 가진 최고의 능력이라고 평가한다. 그를 가르친 코치들은 조던의 운동신경보다도 경청하고 실천하는 자세에 더욱 감탄했다. 어머니로부터 배운 이 태도는 1984년 나이키가 회사의 미래를 걸고 스물한 살의 청년에게 모든 마케팅 예산을 베팅하는, 역사상 전례 없는 계약이 성사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후 나이키가 어떤 브랜드가 되었는지는 모두가 아는 바다.
조던의 시카고 불스 마지막 1년을 다룬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와 나이키와 조던의 협상을 보여주는 영화 ‘에어’를 이 책과 함께 보길 추천한다. 조던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이밍”이라고 말하지만, 타고난 역량이 압도적 노력으로 벼려졌을 때, 비로소 타이밍은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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