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의 빨간 담요, 완전범죄는 없다 [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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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5일 밤.
고유정(당시 36세)은 제주도에 위치한 한 펜션에서 전남편인 강모씨(36)에 졸피뎀을 섞은 카레를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결혼한 지 3년 만에 강씨와 이혼하게 된 고유정은 그에게 앙심을 품고 아이를 평생 강씨에게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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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9년 5월 25일 밤. 고유정(당시 36세)은 제주도에 위치한 한 펜션에서 전남편인 강모씨(36)에 졸피뎀을 섞은 카레를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고유정은 ‘완전 범죄’를 꿈꾸며 피해자 강씨의 시신을 철저히 훼손했고, 이 사건은 ‘시신 없는 살인’이 되었다. 직접적 물적 증거인 시신이 사라진 상황이었지만, 고유정의 ‘우발적 범행’ 주장이 파훼된 것은 한 장의 무릎담요 덕분이었다.
범행 후 고유정은 자신의 6살난 아들에 “엄마 물감놀이 했다”며 태연하게 말하는 등 모습을 보였다. 수사기관에 붙잡힐 것에 대비해 강씨의 휴대폰에 “성폭행 미수로 고발하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강씨 휴대폰으로 “미안하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고유정은 하수구, 종량제 봉투, 바다 등에 강씨의 시신을 나눠 버렸고 태연하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고유정은 2019년 6월 1일 경찰에 긴급 체포된 순간부터 2020년 11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 1심에서 판사가 ‘믹서기와 곰탕솥을 왜 샀느냐’고 묻자 그는 “제가 물건을 한 번에 사는 습관이 있어 여러 개의 조리도구를 사게 됐다”며 “곰탕솥도 하나는 친정어머니가 쓸 수 있다 생각해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고유정은 강씨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으며, 자신은 이를 막으려 우발적으로 살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 안에서 발견된 빨간 담요 한 장은 고유정의 ‘거짓말’을 간파해냈다. 이 담요에 묻은 강씨의 혈흔에 졸피뎀 성분이 미세하게 검출된 것이다. 당시 검찰이 수사하던 감정물 중 유일하게 졸피뎀이 검출된 것이 이 담요다.
결국 재판부는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고유정의 계획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고통을 외면하면서 오히려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자 이에 저항하다가 살해하였다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바, 피해자에 대한 인간적 연민이나 죄책감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피고인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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