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발뺌→입만 댔다→소폭·소주…’ 김호중 결국…판사도 호통쳤다
→술잔에 입만 댔다
→소폭 1∼2잔, 소주 3∼4잔만 마셨다…
김호중 측 입장 줄곧 바뀌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음주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달아난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 씨가 24일 결국 경찰에 구속됐다.
사고 보름 만이며, 김호중이 뒤늦게 음주 운전을 시인한 지 닷새 만이다.
신영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약 50분간 김호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오후 8시24분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본부장 전모 씨도 같은 사유로 구속됐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해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사고 후 김 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 씨는 김 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로 각각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사고 3시간여 뒤 김 씨 매니저가 '내가 사고를 냈다'며 허위 자백을 하고 김 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김 씨와 소속사가 '운전자 바꿔치기' 등 조직적으로 사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특히 폐쇄회로(CC)TV 영상과 술자리 동석자 발언 등 잇단 음주 정황에도 김 씨는 음주를 부인하다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밤 돌연 입장을 바꿔 혐의를 시인했다.
김 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도 "소폭 1~2잔, 소주 3~4잔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그가 당일 소주 3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사고 직후 직접 소속사의 다른 매니저급 직원 A(22) 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허위로 자수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구속 핵심 사유의 하나인 증거 인멸 정황이 뚜렷해 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김 씨의 경우 단순 음주에 그치지 않고 뺑소니에 이어 회사 차원의 조직적 증거 인멸과 말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음주를 덮는 과정에서 여러 범죄 혐의가 추가됐다.
음주 여부에 대한 김씨 측 입장도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술잔에 입만 댔다'→'소폭 1∼2잔, 소주 3∼4잔만 마셨다' 등으로 줄곧 바뀌었다.
김 씨는 휴대전화 임의제출 요구도 거부하다 아이폰 3대가 압수되자 "사생활이 담겨있다"는 이유로 비밀번호도 경찰에 알려주지 않았다. 경찰은 2차례 압수수색에서도 김 씨가 사고 당일 탄 차량 3대의 블랙박스를 찾지 못했다.
일각에선 김 씨 측이 구속을 면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향후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쪽에 주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장 단계에선 어느 정도 개연성을 추측할 수 있는 혐의 '소명'이 이뤄지면 된다.
반면 형사재판에선 범죄 사실의 엄격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 이미 드러난 증거 인멸 정황상 구속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핵심 증거인 블랙박스가 사라졌고, 휴대전화 비밀번호도 제공하지 않아 범행 당시 상황을 재현하기가 마냥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향후 재판에서 범죄를 엄격하게 증명하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구속돼도 재판에서 형량은 최대한 낮추자'는 전략도 가능하다.
김 씨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검찰 재직 당시 휴대전화·컴퓨터 포렌식 등 과학수사를 총지휘한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을 지낸 바 있다.
김 씨는 영화 '파파로티'의 모델이자 성악가에서 트로트 가수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서 자란 김 씨는 어려운 가정 환경 속 조직폭력배와 어울리는 등 방황의 시기를 보냈다.
성악가라는 꿈을 위해 경북예고에 진학했지만 권고 퇴학을 당할 처지에도 놓였다.
김천예고로 전학한 김 씨는 은사를 만나 본격적인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
2008년 세종 음악콩쿠르 1위, 2009년 전국 수리음악콩쿠르 1위를 차지하며 그의 성장 스토리도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를 부른 영상이 화제가 되어 2009년 SBS 예능 '스타킹'에 '고등학생 파바로티'라는 이름으로 방송 출연도 했다.
이후 한양대학교 성악과에 진학한 김호중은 학교를 중퇴하고 유럽 유학 길에 올랐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김호중은 새로운 장르인 트로트에 도전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2020년에는 TV조선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김호중은 최종 4위로 '트바로티'(트로트와 성악가 파바로티의 합성어)라는 별명도 달게 됐다.
한편 법원은 구속 심사를 받은 김 씨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며 질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부장판사는 김 씨가 사고 직후 소속사의 다른 막내 매니저급 직원 A 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허위로 자수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모두 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을 위해 힘없는 사회 초년생 막내 매니저는 처벌을 받아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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