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빌리는데 ‘억소리’ 차라리 사버리자”...K조선 ‘수주 호황’ 길어지겠네
빌려쓰느니 신규 발주땐
K조선 수주호황 더 길어질듯
24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용선기한이 3~6개월인 17만4000㎥급 LNG운반선의 용선료는 지난 17일 기준 하루당 8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를 기록해 연저점인 지난 1월 26일(하루당 5만 달러) 대비 60% 올랐다. 지난해 8월 하루당 19만 달러까지 치솟은 뒤 지난 1월 말까지 하락세를 이어오다 2월을 기점으로 반등해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루당 7만 달러까지 하락했던 용선기한 1년의 LNG운반선 용선료도 최근 반등해 8만 1000달러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용선료 상승세는 전세계 양대 운하중 하나인 수에즈 운하에서 선박 통행이 차질을 빚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초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선사들은 수에즈 운하 통행을 피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기준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전세계 LNG운반선은 지난해 11월 대비 73%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유럽으로 향하는 LNG운반선의 항로가 길어진만큼 선박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톤마일 효과’가 발생했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선박 투입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 것이 용선료 상승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는 용선료 상승세를 주목하고 있다. 용선료가 계속 오르면 LNG운반선의 신조 발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LNG운반선의 하루당 용선료가 10만 달러를 넘어설 경우 선사들의 LNG운반선 선박 발주를 자극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용선료 상승 추세는 수에즈 운하의 통행 지장에 선사들이 대응하면서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며 “향후 추이를 봐야겠지만 용선료가 오르고 있다는 건 충분히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2022년부터 폭발했던 LNG운반선 신규 발주 수요는 최근 주춤해진 상태다. 이날까지 전세계 LNG운반선 신규 발주량은 55척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으나 이는 2020년부터 진행되던 카타르 LNG 2차 프로젝트 물량 수주가 올해 현실화되면서 나타난 착시에 가깝다.
실제로 올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55척 가운데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을 제외한 신규 수주량은 10척에 불과하다. 한국 조선3사가 수주한 올해 LNG운반선 35척 중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을 제외한 신규 수주량도 8척에 그친다. 삼성중공업(15척)과 한화오션(12척)의 경우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을 제외하면 LNG운반선 수주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치솟는 용선료가 LNG운반선 신규 수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조선사들의 호황 사이클이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7만4000㎥급 LNG운반선의 선가는 1척당 2만6400만 달러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3000TEU급) 등 주요 선종 가운데 가장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현재 3년치 일감을 쌓아둔 국내 조선 3사들이 LNG운반선을 추가로 수주할 경우 2027년 이후까지 호황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국내 조선사 수주의 핵심은 카타르 프로젝트와 관계 없는 LNG운반선 수주가 핵심”이라며 “하반기 수주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조선사의 이익 고점 기록 시점이 2026년에서 2027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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