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네 공이 다 이겨” 두산 위기 넘긴 ‘속닥속닥’ 마운드 미팅
무사 만루, 투수의 심적 압박감이 극에 달한다. 그럴 때 포수는 마운드를 방문해 투수와 밀담을 나눈다. 마운드에 한 명 이상의 선수가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두산 최준호는 지난 23일 서울 잠실종합경기장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고 2실점만 내주는 호투를 선보여 승리 투수가 됐다.
신인답지 않은 정신력이 돋보였다. 1회 초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남은 두 명의 타자를 침착하게 아웃시켰다. 흐름을 탄 두산은 2회에서 9득점을 터트리며 빅이닝을 만들었고 마운드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5회에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최준호는 SSG의 공격력을 저지하지 못했고 무사 만루의 위기에 처했다. 최준호의 투구도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만루 직전 포수 김기연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마운드를 방문했다. 후배의 심적 압박을 완화해주기 위한 ‘배터리 타임’이었다.
그럼에도 최준호는 SSG 최준우를 볼넷으로 내보내 베이스가 전부 채워졌다. 이번엔 투수코치 등 코치진이 마운드에 올라 최준호와 이야기를 나눴다. 두 번의 마운드 미팅 끝에 최준호는 다음 타자인 SSG 최지훈을 삼진 아웃시켰다.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맞아 점수를 내줬지만 SSG 중심타자 최정을 땅볼로 유도하며 두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그리고 길예르모 에레디아까지 뜬공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채웠다. 5이닝을 채운 최준호는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최준호는 경기 후 “1회 만루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타자와 빠른 승부를 하면서 잘 넘겼는데 5회에는 밸런스가 흐트러져서 타자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김기연 형이 마운드에 올라와 ‘어차피 네 공이 타자들 다 이기니까 자신 있게 던져’라고 했다. 박정배 투수코치님도 자신 있게 하라고 해주셨다”며 “그 덕분에 최소 실점으로 막고 내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흐름의 경기’인 야구에서 마운드 미팅은 수비 전열을 가다듬고 공격팀의 흐름을 끊는 중요한 작전이다. 2024 KBO 리그 규정에 따르면 수비구단이 경기 중 타임을 요구해 투수 마운드에서 작전 회의를 할 때는 30초 이내로 해야 한다. 또한 포수가 투수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는 정규이닝 기준 경기당 2회까지 허용된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에도 적절한 마운드 미팅을 통해 상대의 흐름을 끊곤 했다.
지난 22일 SSG전에서는 1-0으로 앞선 5회초 2사 1·3루에서 박정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김민규에게 “아직 괜찮잖아, 그냥 네가 막아봐”라고 격려했다. 11일 KT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김기연이 5회초 만루에 몰리자 마운드에 올라 ‘홈런왕’ 강백호를 상대하는 곽빈을 다독였다. 덕분에 곽빈은 강백호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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