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 韓은 여전히 거래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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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거래를 승인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의 현물 ETF 상장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코인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도 일반 공모펀드처럼 해당 가상자산에 간접 투자하는 게 가능해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가 미국에서 상장을 승인받았다고 정부의 기조가 바뀔 것 같진 않다"며 "개인뿐 아니라 금융기관이 가상자산 투자를 늘릴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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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 금융당국은 현행법상 가상자산의 현물 ETF 거래를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추진하고 있어 허용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도 제도권 편입
SEC는 23일(현지 시간) 블랙록, 피델리티, 아크21셰어즈 등 현지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 요청서를 승인했다. 올 1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이날 SEC는 “위원회는 신중한 검토 끝에 이번 신청이 증권거래소에 적용되는 증권거래법 및 그에 따른 규칙, 규정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거래는 SEC가 증권신고서를 승인한 이후인 올 하반기(7~12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한 국가는 미국, 홍콩, 캐나다, 독일, 스위스 등 다섯 곳으로 늘어났다.
ETF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상품으로 투자 자산에 따라 주식, 채권 ETF 등이 있다. 이더리움 ETF는 자산운용사가 실제 이더리움을 구입해 투자자산으로 운용하는 상품을 말한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의 현물 ETF 상장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코인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도 일반 공모펀드처럼 해당 가상자산에 간접 투자하는 게 가능해졌다. 가상자산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해당 코인의 가격이 앞으로 더 치솟을 여지도 커졌다.
● 韓은 여전히 거래 불허…투자자 반발
미국이 이더리움의 현물 ETF 거래를 승인했지만, 한국은 현행법 규정 때문에 가상자산의 현물 ETF 출시가 금지돼 있다. 자본시장법상 가상자산은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의 현물 ETF에 투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이 해당 상품에 대한 증권사의 중개 행위를 불허하고 있어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으로 인해 해당 종목의 중개가 불가능하다고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모바일거래시스템(MTS)에서 관련 종목을 검색할 수는 있지만 매수, 매도 버튼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가 미국에서 상장을 승인받았다고 정부의 기조가 바뀔 것 같진 않다”며 “개인뿐 아니라 금융기관이 가상자산 투자를 늘릴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가상자산 ETF 거래를 허용했다가 주식시장의 자금이 코인 시장으로 한꺼번에 쏠리는 등 자본시장 리스크가 커질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향후 가상자산 현물 ETF의 승인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앞으로 투자의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 등 여러 선진국에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도 언제까지나 이를 금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코인 투자자들도 금융당국의 이 같은 입장을 두고 “코인 쇄국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코인 ETF의 출시를 막는 것도 모자라서 해외 상품의 투자까지 가로막는 것은 지나친 투자 규제라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 씨(36)는 “한국 주식은 잘 오르지 않아서 미국 등 해외로 투자 기회를 항상 찾고 있는데 가상자산 ETF를 아예 못 사게 막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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