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소리 내어 숫자 '30'까지 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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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수 천번의 시도를 통해 까마귀들은 정확히 숫자를 이해하며 알맞는 울음소리를 발산했다.
분석 결과 까마귀들은 숫자를 세는 발성을 시작하기 전에 발성 횟수를 계획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소리를 통해 숫자를 세고 정보를 전달하는 까마귀의 모습은 진화의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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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까마귀가 사람처럼 숫자를 세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대 30까지 셀 수 있으며 소리를 내어 읽는 것도 가능하다. 동물들이 어떻게 숫자를 이해하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인간이 지닌 숫자 능력의 생물학적 기원을 탐구하는 것과도 깊게 연관됐다.
안드레아스 니더 독일 튀빙겐대 교수 연구팀은 2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까마귀를 훈련시켰다. 까마귀에게 화면 내 숫자를 보여준 후 특정한 숫자를 보거나 숫자를 뜻하는 소리를 들을 때 1~4개의 울음소리를 내도록 했다. 각각의 실험에서 까마귀들은 목표한 숫자만큼 울음소리를 낸 뒤 부리를 쪼는 행동을 통해 숫자를 표현하는 울음소리가 끝났음을 알렸다. 수 천번의 시도를 통해 까마귀들은 정확히 숫자를 이해하며 알맞는 울음소리를 발산했다.
연구팀은 까마귀들이 특정 신호에 반응해 의도적으로 특정 숫자를 표현하는 발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적, 청각적 신호에 반응해 발성의 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동물들에게는 아직 관찰되지 않는 정도의 지적 능력이다.
분석 결과 까마귀들은 숫자를 세는 발성을 시작하기 전에 발성 횟수를 계획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 체계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소리를 통해 숫자를 세고 정보를 전달하는 까마귀의 모습은 진화의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러한 모습이 인간이 유아기 때 큰 소리를 내며 세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숫자를 세는 과정에서 까마귀들은 종종 실수를 하기도 했다. 까마귀가 숫자를 세며 낸 울음소리를 분석한 결과 까마귀는 예상보다 더 많은 발성을 하기도 하고 말을 더듬기도 했다.
연구팀은 "까마귀가 숫자를 세는 방법을 터득하는 매커니즘은 인간이 인간이 숫자를 이해하는 방법의 독특한 측면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연구는 수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난산증' 등 숫자와 관련된 인지 장애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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