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한반도, 언제든 군사적 충돌 생길 수 있어”···윤 정부 9·19 군사합의 파기 비판
“대화 통해 문제 해결하려는 외교적 노력 필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인 23일(현지시간) 남북문제와 관련해 “최근 한반도 상황은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심각한 위기 국면”이라며 “(남북·북미 간) 단절된 대화는 복원되지 못하고 있고 한반도 평화의 안전핀 역할을 했던 9·19 군사합의까지 무력화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 채널이 단절되고 군사합의 파기에 이른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노선에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미주 한인 유권자 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대표 최광철)이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한 ‘코리아피스콘퍼런스’ 갈라 행사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부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매우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남과 북의 염원이면서 아시아·태평양은 물론 전 세계 평화와 직결되는 시대적 과제”라면서 “하지만 70년 넘는 오랜 대립과 갈등으로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대립과 갈등이 심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반도 상황은 더욱 불안하다. (남북·북미 간) 단절된 대화는 복원되지 못하고 있고 한반도 평화의 안전핀 역할을 했던 9·19 군사합의까지 무력화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평화의 가치를 더 굳건히 하고 다방면에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이날 축사는 미국 의회에 발의된 한반도평화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종전선언, 평화체제 구축,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등 내용이 담긴 법안으로, 브래드 셔먼 연방 하원의원(민주)이 대표 발의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 교류·협력의 길을 열어나가는 실천적 로드맵이 될 수 있다”며 “법안이 실현되면 현재 교착 국면을 타개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셔먼 의원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똑같은 일을 계속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한다면 정신이 이상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올바른 길로 가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셔먼 의원은 “정치인들이 ‘나쁜 놈들과는 협상할 수 없다’고 말하는 건 쉬운 일”이라며 “하지만 평화는 친구와 만드는 게 아니다. 그들(친구)과는 이미 관계가 훌륭하다. 평화는 적과의 관계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 공개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1월 9·19 남북군사합의를 일부 효력정지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위험하고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날을 세운 바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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