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회 회장 선거 3파전 '접전 예상'…표심 어디로

우연수 기자 2024. 5. 2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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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후보등록 마감…나철호·이정희·최운열 출마
'신외감법 사수·감독당국에 목소리' 공약 엇비슷
후보들 '대외 교섭력' 강점 강조…청년·여성·지역 포괄도
(가나다 순서대로) 왼쪽부터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 회장,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젊은 로컬 출신 vs 글로벌 회계법인 리더 vs 신외감법 도입 주역.'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가 세 후보의 등록으로 정식으로 막이 올랐다. 4대 대형 회계법인 '빅(big)4' 출신, 정통 감사 부문의 업계 출신인 차지였던 한공회 회장 자리를 두고 이번엔 서로 다른 특색의 3인이 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결과 역시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신외감법 사수' 등 회계 개혁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겠다는 공약을 강조했다. 또 금융당국과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며 2만5000여명의 회계사들을 대변해 더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24일 한공회에 따르면 20일부터 시작된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이 이날 마감된다. 가나다 순으로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와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 회장,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후보자들은 회계 제도의 근간이 되는 제도로 불리는 '신외감법' 사수를 공통적인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상장사 등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기적 지정제와 지정감사제 완화 등 신외감법의 핵심 내용을 흔드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상장사 등이 6년 간 감사인을 자율적으로 선임한 후 다음 3년은 금융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도록 하는 제도인데, 기업들은 지정 제도가 감사 단가 상승 및 감사시간 증가를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20대 국회에서 주기적 지정제를 도입한 주역인 최운열 전 의원은 "법안을 발의, 심의, 통과시킨 사람으로서 그것을 지켜내겠다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여전히 회계투명성은 열악한 상태고 우리 자본주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주기적 지정제·지정감사제를 지켜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따.

이정희 회장 역시 "주기적 지정제는 회계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제도"라고 강조하며 "더불어 법적·경제적으로 감사인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책임을 정상 수준으로 합리화해내야 하는 과제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당국과의 관계도 중요한 이슈다. 금융감독원은 일반 회사의 회계 감리뿐 아니라 회계법인, 감사인에 대한 감리도 진행한다. 그런데 최근에는금감원이 나서 회계법인의 인력·조직 구성을 지적하며 '원펌(one firm)' 체계를 유도한다거나, 운영 상 나타난 불건전 행위들까지 지적하고 나서 업계 내 일부 반발도 있었다.

최운열 전 의원은 "금감원의 회계법인 감리 목표는 감사의 질을 높이는 것인데 인사, 예산, 조직 문제까지 지적하고 있다"며 "과한 부분은 감독원과 적절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후보들은 회계사의 70%를 차지하는 청년(만 39세 미만), 20%를 차지하는 여성들이 그 역할과 숫자에 비례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지역 간의 이해관계 문제 역시 민감한 문제인 만큼, 후보들은 전 지역의 회계법인을 돌며 유세활동을 하고 있다.

후보들은 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소통을 주요한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계업계가 당면한 현 과제들이 정치계, 당국, 학계 등과 원활히 소통이 가능하고 강한 교섭력도 갖출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서다.

이정희 회장은 "회계사 시작할 때부터 시민사회 운동에 참여해왔으며 감독 당국, 국회, 언론, 학계 등을 조율하고 가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게 저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운열 전 의원 역시 의원 경력에서 나오는 대관 업무 능력을 본인의 강점으로 꼽았다.

다음달 20일 치러질 선거를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로 다른 각 후보의 특성상 누가 더 우세하다는 판단이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972년생으로 후보 중 가장 젊은 나철호 대표는 입사 이래 쭉 로컬(중소형) 회계법인에서 일해와 청년층, 로컬 회계사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한공회 선출 부회장직을 맡기도 하는 등 한공회 선거 출마만 이번이 다섯번째다. 지난 2022년 선거에서는 현 김영식 회장에게 지긴 했지만 박빙의 승부를 보이기도 했다.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유세 활동을 시작해 현장 접촉이 가장 많은 후보로도 알려져 있다.

이정희 회장은 후보들 중 유일하게 빅4 출신이다. 역대 한공회장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빅4에서 배출됐다. 이 회장은 1983년 입사 이후 세무 부문에서 회계산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컨설팅 부문 대표를 맡기도 했다. 나이는 세 후보들 중 중간인 1960년생이다.

최운열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을 지내며 현재의 신외감법인 외부감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30여년 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회계사 제자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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