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산맥 출신 '씨감자' 강원도 고랭지에 안착...연 6500t 보급
[파이낸셜뉴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감자는 사실 식탁에 오르기까지 5년의 시간을 들여야 한다. 남미 안데스 산맥이 고향인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고랭지에서 제한적으로 싹을 틔울 수 있어서다. 씨감자로 영양번식을 하는 특성상 바이러스 등 병해에도 취약해 순식간에 작물이 황폐화되기도 쉽다. 우리나라는 국가 주도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경재배를 도입해 기본식물부터 원종, 노지에 심을 수 있는 보급종까지 무병묘를 생산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3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강원도 감자종진흥원 감자원종장을 찾아 5년여에 걸친 '씨감자' 보급 경로를 따라가 봤다.
감자는 씨앗이 아닌 줄기를 통채로 심어 재배한다. 발원지에서 통상 140일 가량을 자라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 기후는 80~100일 정도로 재배 기간이 제한돼서다. 1970년대까지도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씨감자를 들여와 증식을 거쳐 농가에 보급해 작물을 키워왔다.
이같은 기후적 제한을 깬 기술이 수경재배를 통한 실내 배양이다. 조직배양묘를 온실이 아닌 배양실 안에서 생산하고 수경재배를 통해 토지에 심는 방식보다 생산성을 5배 가량 높였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수경재배 씨감자 생산기술은 해외기술지원 우수사업으로도 선정돼 식량난을 겪는 세계 각국에 수출되는 중이다. 농촌진흥청은 KOPIA 사업 등을 통해 도미니카, 알제리, 서남아시아 등지에서 수경재배를 통한 감자 재배를 돕고 있다.
조지홍 농진청 고령지농업연구소장은 "안데스 산맥과 같이 서늘한 기후가 아니더라도 씨감자 재배가 가능하다"며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기반시설을 갖추면 기술적인 도움을 통해 식량난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감자의 공급체계는 기본종-기본식물-원원종-원종-보급종 단계로 나뉜다. 각 단계별로 1년여가 필요해 앞선 2년은 연구소에서, 이후 3년은 원종장과 각 농가에서 맡는다. 감자가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5년여가 걸리는 셈이다.
1300여개에 이르는 '망실'에 기본 식물을 심기 위해 일소까지 동원된다. 고랭지 특성상 이양기 등 기계 진입이 쉽지 않은데다 경사도 고르지 못한 탓이다. 그럼에도 원종장 관리와 재배 상태가 우수하게 유지되며 기존 망실 하나 당 7개 고랑을 파던 것을 6개 고랑으로 줄여야 했다. 가장자리의 씨감자 원종이 망실 그물에 닿아 진딧물이 침범할 정도로 잘 자랐기 때문이다.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보급종은 연간 6500여t에 달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씨감자 소요량의 20% 정도다. 올해는 원원종을 5.1㏊, 원종을 36.8㏊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조지홍 소장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씨감자 시스템을 갖추게 되어 너무나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응한 우수 품종 육성과 우량 씨감자 확대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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