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케냐에 역대급 국빈 만찬… 중·러 견제 나서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5. 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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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지도자 16년 만의 국빈 방문
백악관 만찬 최대 규모… 클린턴·오바마 참석
非나토동맹국 지정 계획 “최고의 파트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부부가 23일 국빈 만찬이 열린 백악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아프리카 지도자로는 16년 만에 국빈 방문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을 위한 국빈 만찬을 열었다. 아버지가 케냐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AP는 “바이든이 임기 중 개최한 국빈 만찬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했다. 미국은 이날 케냐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이외의 국가 가운데 미국과 군사적으로 전략적 관계를 맺은 동맹국인 ‘비(非)나토 동맹국’에 지정하기로 했다.

이날 만찬은 백악관 마당인 사우스론에서 정치·경제·스포츠·문화 등 각 분야 주요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바이든은 이날 “미국과 케냐는 우리를 연결하는 역사에 대한 강력한 존중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루토는 건배사에서 “양국이 민주주의를 위해 세계에서 어깨를 맞대고 자랑스럽게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재임 중 아프리카를 방문하지 않은 바이든은 “재선을 하게 되면 내년 2월 방문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케냐는 미국의 우방국이면서 아프리카에서 안정적으로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무정부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아이티에 경찰 1000명을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맨 오른쪽)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가운데)와 대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왼쪽)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바이든은 만찬에 앞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선 “케냐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최고 대테러 및 안보 파트너 중 하나”라며 “수년간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고 양자 국방·안보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 주요 비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나토 이외의 국가 가운데 미국과 군사적으로 전략적 관계를 맺은 동맹국을 뜻하는데, 여기에는 한국·일본·호주 등 18개 국가가 포함된다. 케냐가 비나토 동맹국에 지정되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 중에선 최초 사례가 된다.

양국은 아울러 채권국에 부채 탕감 등을 촉구하는 ‘나이로비·워싱턴 비전’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는 대규모 차관을 앞세워 아프리카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중국,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아프리카 공략을 강화하는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다. 최근 니제르·차드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연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고, 군사 정권들이 미군 철수를 요구하거나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단절하는 상황이 잇따르고 있다.

컨트리뮤직 음악가인 브래드 페이즐리가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국빈 만찬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배우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오바마 전 대통령,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루스 포랫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참석했다. 할리우드 배우 숀 펜 등도 모습을 보였는데, 그래미상을 수상한 컨트리음악 스타이자 싱어송라이터 브래드 페이즐리가 공연을 했고 흑인 명문대인 하워드대 복음 성가대의 무대가 이어졌다. 이는 복음 성가와 컨트리뮤직을 좋아하는 루토 대통령 부부 취향을 고려한 것이다.

이날 만찬장은 양국의 우정을 상징하는 아프리카 장미와 난초로 장식됐고, 미국산 쇠고기 갈빗살과 데친 바닷가재 등 3개 코스 요리가 메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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