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40광년 떨어진 거주 가능 행성 발견

글리제 12를 도는 글리제 12b를 나타낸 그림. NASA 제공

지구에서 40광년 떨어진 차가운 적색 왜성 '글리제 12' 주위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외계 행성이 발견됐다. 

영국천체물리학센터, 에든버러대 천문학연구소, 영국 워릭대, 일본 도쿄우주생물학센터, 호주 서던퀸즐랜드대 천체물리학센터 등 공동 연구팀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외계행성 탐사 위성 '테스'(TESS)를 이용해 적색왜성 글리제 12 주위를 12.8일에 한 바퀴씩 도는 외계행성 글리제 12b를 발견하고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23일(현지시간)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NASA와 유럽우주국(ESA) 위성의 데이터를 사용해 행성의 존재와 크기, 온도, 지구로부터의 거리와 같은 특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글리제 12b는 금성과 크기가 비슷했다. 지구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작았다.

대기가 없다고 가정하면 행성의 표면 온도는 약 42℃로 추정됐다. 금성의 표면 온도인 464℃에 비하면 훨씬 낮다. 연구팀은 "글리제 12b가 지금까지 확인된 외계행성 5000여 개 중 표면 온도가 가장 낮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구로부터 40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비교적 가까워 미래에 지구를 대신할 이주처로도 예상된다. 

연구팀은 글리제 12b가 받는 에너지의 양으로 볼 때 표면온도는 대기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 대기 상태를 밝혀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에 가스층이 있거나 두꺼운 수소 대기가 있으면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 다만 글리제 12b가 지구와 크기가 비슷해 생명체 거주 가능한 얇은 대기층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연구팀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라리사 팔레소프 에든버러대 연구원은 "글리제 12b의 대기를 밝혀내 우리 태양계 밖에도 거주 가능한 행성이 얼마나 있을지 더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