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터널 ‘꾀끼깡꼴끈’, 결국 철거…“과잉 충성으로 비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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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위에 내걸린 '꾀·끼·깡·꼴·끈' 문구가 시민들 빈축만 산 채 철거됐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박 시장은 전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안전이 중요시되는 고속도로 터널 위에 저런(꾀끼깡꼴끈) 문구를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사전에 보고받지 못해 막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즉각 시정조치할 것을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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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위에 내걸린 ‘꾀·끼·깡·꼴·끈’ 문구가 시민들 빈축만 산 채 철거됐다. 설치 사흘만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올해 초 시무식에서 언급한 말이라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문자의 등장에 터널을 지나는 시민들의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공단 측은 문구에 담긴 의미가 공감되는 내용으로, 시민을 위한 감성메시지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싸늘한 시선이 이어졌다. 한 매체에 사진을 제보한 30대 최 모 씨는 “실제로 보면 흉물이다. 시 예산으로 저런 걸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며 “뜬금없이, 당황해서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올해 초 시무식에서 언급한 문구를 그대로 설치했다는 점에서 과잉 충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부산시 산하기관이 시장에게 과잉 충성하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여 비난과 조롱을 사고 있다”며 “시장이 한마디 했다고 이처럼 밑도 끝도 없고, 알아듣기도 힘든 말을 터널 입구에 설치한 공단은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단이 공공디자인 개선사업 중 하나로 설치했다는 해명에 대해선 “차량들이 몰리는 터널 입구에서 운전자들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글자를 쳐다보다 사고가 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공단 내부에서 문제 제기는 없었는지, 시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강행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공단 이사장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시민은 박 시장 유튜브 영상에 해당 문구가 나오는 것을 갈무리하며 “시 예산으로 시장 개인 유튜브를 홍보하는 것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2일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5가지 덕목으로 한 작가의 말을 인용해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단 관계자는 “이 문구는 주철환 작가 책에 처음 등장했고 이후 박 시장이 언급한 것”이라며 “공감할 만한 뜻이 있는 내용이라 내부적으로 기획해 추진했다”고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박 시장은 전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안전이 중요시되는 고속도로 터널 위에 저런(꾀끼깡꼴끈) 문구를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사전에 보고받지 못해 막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즉각 시정조치할 것을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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