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포위 中 훈련에 고조되는 긴장…”대만 반도체 지배력 줄어들 것”

정미하 기자 2024. 5. 2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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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독립 성향인 라이칭더 민주진보당(민진당) 대만 총통(대통령 격) 취임 사흘 만에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에 들어가면서, 미·중 갈등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SCMP는 "미국 중심의 니어쇼어링(nearshoring·기업이 생산 및 서비스를 위한 업무를 본국과 가까운 인근 국가로 이전하는 것)은 대만과 중국 갈등에 대한 미국 반도체 구매자들의 우려를 반영한다"며 "중국이 지금보다 더 공격적으로 대응할 경우를 대비해 공급 다양화 전략을 검토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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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취임 사흘 만에
中, 대만 포위 군사훈련
중국·대만 관계 악화 전망 고조
대만 TSMC, 미국 투자 확대 모색
미국·일본 등은 자국 내 반도체 제조 활성화
“대만 반도체 지위 하락, 日 반사이익 기대”
중국으로부터 독립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집권하면서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만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친미·독립 성향인 라이칭더 민주진보당(민진당) 대만 총통(대통령 격) 취임 사흘 만에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에 들어가면서, 미·중 갈등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이에 대만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지정학적 갈등의 영향은 구형 반도체의 지배적인 공급업체인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서방은 최첨단 반도체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오랫동안 대만이 누렸던 ‘실리콘 방패’ 역할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했다.

대만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중심지로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 10개 중 9개는 대만에서 생산된다. 대만 국제무역국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상위 20개 수출 품목 중 12개는 집적 회로와 인쇄 회로를 포함한 하이테크 제품이었다. 인쇄 회로 기판의 약 3분의 1은 대만에서 생산되며, 대만은 애플 아이폰에 사용되는 카메라 렌즈의 주요 공급원이다.

하지만 양안 관계가 나빠지면서 대만 기업은 해외에서 제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 4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116억 달러(약 15조8908억4000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TSMC는 애리조나에 650억 달러(약 89조435억 원) 이상을 투자했고, 미국 정부는 66억 달러(약 9조413억4000만 원)를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처럼 대만 TSMC 등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대만에서 제조된 반도체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낮아질 수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대만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트렌드포스는 2021년 이후 TSMC가 행했거나 약속한 해외 투자를 기반으로 대만의 점유율이 2027년까지 55%로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대만 국제무역청 집계 결과 지난해 대만의 반도체 수출액은 1666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5% 줄었다.

미국이 소비하는 대만산 반도체 점유율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3~4년 안에 미국이 소비하는 반도체 중 대만산 반도체의 점유율은 50%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CMP는 “미국 중심의 니어쇼어링(nearshoring·기업이 생산 및 서비스를 위한 업무를 본국과 가까운 인근 국가로 이전하는 것)은 대만과 중국 갈등에 대한 미국 반도체 구매자들의 우려를 반영한다”며 “중국이 지금보다 더 공격적으로 대응할 경우를 대비해 공급 다양화 전략을 검토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양안 관계가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일본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일본, 독일은 지난 몇 년 동안 대만의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양안 관계 악화로 인해 대만으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 정부는 국내에서 앞다퉈 최첨단 반도체를 제조하겠다고 경쟁 중이다. 미국 시장분석회사 IDC의 반도체 연구 그룹 부사장인 마리오 모랄레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국과 일본이 “더 많은 이점”을 갖게 될 것이며 특히 일본이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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