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美·日 등서도 HBM 제조할 수 있는지 조사”

“日과 반도체 협력 강화할 것”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의 제조장치·재료 제조업체와의 협업과 투자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수요가 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 제조할 수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 인터뷰에서 AI 전용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분야 제조에서 일본 공급망과 협력을 빠뜨릴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HBM 반도체에 대해서 “(한국 외에 생산 증설이 필요할 경우) 일본과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제조할 수 있는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삭감에 대한 요구가 커져 제조 거점의 개설 요건으로 “클린에너지의 조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새로운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 내) R&D 시설 설립이나 관련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간접 출자한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관련해서는 “투자자로서 키옥시아의 성장을 바란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 간 경영통합 협상은 SK하이닉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으며 비슷한 시기에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HBM을 일본에서 생산하는 협업 방안을 타진했다는 내용이 현지 언론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최 회장은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에 관해 “중국에서의 사업은 효율적으로 유지한다”며 중국 반도체 사업 등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전날 도쿄(東京) 제국호텔에서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닛케이 포럼의 패널 토론자로도 참가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