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하이닉스, 美·日서 HBM 생산 가능성 검토”

SK하이닉스, HBM 해외 제조 거점 확대하나
崔 “日기업과 반도체 협업·투자 강화할 것”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3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 포럼에서 니나미 다케시 산토리홀딩스 사장과 대담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와 관련해 "일본과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제조할 수 있는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최 회장은 전날 닛케이와 한 인터뷰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 반도체 제조 장비·재료업체와의 협업·투자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HBM 반도체에 대해 한국 내 증산에 더해 해외 생산도 검토하고 있음을 알렸다. 다만 제조 거점의 개설 요건으로 "클린에너지의 조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산화탄소 삭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새로운 연구개발(R&D) 시설 설치나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도 검토한다"며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 협력 강화 의지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전날 도쿄 제국호텔에서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닛케이 포럼의 패널 토론자로 참가해 "한국과 일본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제 양국은 사고를 전환해 서로를 경쟁국이 아닌 협력 대상국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간접 출자한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관련해서는 "투자자로서 키옥시아의 성장을 바란다"며 원론적인 언급을 했다.

지난해 10월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 간 합병 협상이 진행됐으나 키옥시아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털과 합병 조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결렬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가 합병을 반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한·미·일 연합체인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참여, 4조원을 투자해 키옥시아 지분 19%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중국에서 운영하는 반도체 공장과 관련해서는 "중국에서의 사업은 효율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