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속 레몬서 착안, 하이볼 신화 이룰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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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뚜껑을 따니 정말 '뿅~'하고 레몬이 떠올랐다.
관련 업계에서 건레몬 하이볼을 출시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레몬이나 캔 등 원부자재를 준비하는 중소 제조사 입장에서는 대금이 있어야 생산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대박'이 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실패하더라도 어떻게든 '내가 다 팔겠다'는 각오까지 가졌다"고 말했다.
생레몬하이볼의 폭발적인 인기에 유사 상품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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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대란 CU ‘생레몬하이볼’ 기획
출시 25일만에 100만캔 판매흥행
“올 1000만캔 목표, 후속 제품도”
캔 뚜껑을 따니 정말 ‘뿅~’하고 레몬이 떠올랐다. 손가락 두 마디보다 긴 지름의 레몬 슬라이스는 이자카야에서 맛본 향긋함을 잊게 했다. 너무 잘 팔려서 원래 쓰던 미국산 레몬에 더해 남미산 레몬까지 구해와야 할 상황이란다.
‘주류계 먹태깡’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제품은 편의점 내 주류계 전통 강자 카스와 참이슬의 일 매출까지 넘어섰다. 바로 CU 차별화 상품으로 탄생한 ‘생레몬하이볼’ 얘기다. 세상에 나온 지 25일 만에 100만 캔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21일 기준 150만 캔을 넘었다. 출시 한 달을 맞은 23일, 제품을 기획한 장주현(32) BGF리테일 주류팀 MD(상품기획자)를 만나 탄생기를 들었다.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생레몬’이다. 생레몬이 깊이 잠수하고 있다가 떠오르는 비밀은 통조림처럼 개봉하는 ‘풀오픈탭’ 기술이다. 장 MD는 해당 기술을 설명하며 “과일 원물이 들어간 2세대 하이볼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다른 개발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개발하는 평균 기간보다 3배 가까운 약 9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생레몬 때문이었다. 이태원의 한 타코집에서 병맥주에 레몬을 넣어 먹은 경험이 거름이 됐다. 그는 제조사에 연락해 상품화를 준비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기술적으로 어렵다’였다.
실제 생레몬은 자르는 순간부터 산화와 갈변이 발생한다. 게다가 촉촉해서 조각별로 분리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 급박한 소식이 들어왔다. 관련 업계에서 건레몬 하이볼을 출시한다는 것이었다. 장 MD는 조바심이 났다. 누구보다 제품 출시를 위한 개발 과정을 단축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았다.
그는 “보관이나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제조사 대표님을 20번 넘게 찾아가 설득했다”면서 “전화를 하도 많이 해서 몇 번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라고 회상했다.
제조사 부루구루는 8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특허까지 출원하며 생레몬을 캔 안에 담았다. 장 MD는 제조사의 노력에 상품 매입 대금 선지급이라는 ‘카드’로 보답했다. 보통 편의점 업계에서는 상품 매입 대금을 두달 뒤에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다. 그는 내부 임원까지 설득해 이를 선지급하도록 했다.
그는 “레몬이나 캔 등 원부자재를 준비하는 중소 제조사 입장에서는 대금이 있어야 생산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대박’이 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실패하더라도 어떻게든 ‘내가 다 팔겠다’는 각오까지 가졌다”고 말했다.
선지급은 대박을 예감한 장 MD의 밑그림이었다. 선지급으로 초기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었다. 그의 노력으로 주당 30만 캔이었던 제조사의 기존 납품 역량은 50만 캔으로 늘었다. 그의 기대와 제조사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였다.
제품이 기대 이상으로 잘 팔리자, CU 매장들도 조바심이 났다. 출시 직후 “주당 50만 캔을 생산해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 들렸다. 장 MD에게 레몬하이볼을 어떻게 구할 수 있냐는 질문도 쏟아졌다. 그는 “현재 매장당 최대 6캔 제한이 있어 사장님과 친해져서 예약 물량을 선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귀띔했다.
생레몬하이볼의 폭발적인 인기에 유사 상품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장 MD는 “생레몬하이볼을 이을 후속 생과일 하이볼의 하반기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선 그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장 MD는 “‘세상을 놀라게 하는 상품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MD가 되었는데 올해 그 꿈을 이룬 해가 될 것 같다”며 “하이볼 업계의 1000만 캔 신화와 함께 ‘올해의 우수사원’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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