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눈치 보는 머스크? 바이든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인상에 반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오는 8월부터 중국산 전기차(EV)에 대한 관세를 현재의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테슬라는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저조로 올해 들어 주가가 30% 이상 폭락했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행사에 화상으로 참가해 “테슬라와 나는 이런 관세를 요구하지 않았고, 관세가 발표됐을 때 놀랐다”며 “교역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꽤 잘 경쟁하고 있다”며 “나는 어떠한 관세에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현장의 한 기자에게서 ‘바이든 정부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정책이 테슬라의 더 저렴한 전기차 출시에 청신호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처음에는 “그렇게 중요한 성격을 지닌 상장기업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문은 대답하고 싶지 않고, 청중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테슬라의 저가 신차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관세 문제에 대해서만 답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대(對)중국 관세 정책에 대한 머스크의 발언이 올해 초 내놓았던 발언과 모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서구 시장 진출에 대해 질문하자 “그들은 어떤 종류의 관세나 무역 장벽이 세워지느냐에 따라 중국 밖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솔직히 나는 무역 장벽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그들이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거의 무너뜨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업체는 테슬라라고 꼽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미국의 관세 부과를 반대하는 것은 중국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자 테슬라를 현재의 위치에 올려놓은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중국 방문은 물론 중국에서 자율주행 사전 면허를 얻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는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에 밉보이는 것은 위험하며 “(테슬라가) 미국의 대중 자동차 관세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음에도 이를 반대하는 제스처를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이 미 자동차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 중국산 배터리 관세 인상에 따라 테슬라 등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업체들이 받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을 최근 내놓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4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100%로 인상하는 것을 비롯해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수입품 180억달러(약 24조6000억원) 상당에 대해 관세를 대폭 인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WSJ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이용해 미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3(스탠더드 레인지)의 경우 대략 1000달러(약 137만원)의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테슬라는 작년까지 제시한 장기 판매량 목표치를 올해 연례 보고서에는 넣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주가가 3% 넘게 하락하면서, 이날 기준 주가 낙폭 30.06%를 기록했다. 앞서 테슬라는 2021년과 2022년 연례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의 차량을 만들고 인도할 것이라고 썼는데, 이날 발표된 2023년 보고서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테슬라 제품을 판매해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것”이라고만 썼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두고 “테슬라가 로보(무인)택시로 중점을 옮기면서 자동차에 대한 야심은 누그러뜨렸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크리스마스에 네 식구 식사하면 80만원… 연말 대목에 가격 또 올린 호텔 뷔페들
- ‘가전 강국’ 일본에서도… 중국 브랜드, TV 시장 과반 장악
- “감동 바사삭”… 아기 껴안은 폼페이 화석, 알고 보니 남남
- “한복은 중국 전통의상” 중국 게임사… 차기작 한국 출시 예고
- [단독] 갈등 빚던 LIG·한화, 천궁Ⅱ 이라크 수출 본격 협의
- 암세포 저격수 돕는 스위스 ‘눈’…세계 두 번째로 한국에 설치
- 둔촌주공 ‘연 4.2% 농협 대출’ 완판…당국 주의에도 비집고 들어온 상호금융
- [르포] 역세권 입지에도 결국 미분양… “고분양가에 삼성전자 셧다운까지” [힐스테이트 평택
- 공정위, 4대 은행 ‘LTV 담합’ 13일 전원회의… ‘정보 교환’ 담합 첫 사례로 판단할까
- ‘성과급 더 줘’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에… 협력사 “우린 생계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