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앞두고… 정부, '선구제 후회수' 반대 고수

정영희 기자 2024. 5. 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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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 유력해진 가운데 정부가 꾸준한 방어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새 세차례 토론회를 열며 개정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피해자 단체와 민주당은 정부의 적극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국민의힘은 실현 가능성과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토부는 민주당의 개정안을 보완한 정부 대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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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13.9조, 채권 매입엔 4조 필요
"부채성 재원인 주택도시기금 활용 반대"
정부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 유력해진 가운데 정부가 꾸준한 방어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새 세차례 토론회를 열며 개정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열릴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에 직접 회부했으며 지난 2일 열린 본회의에서 부의 표결까지 마쳤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전세사기 특별법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전세 만기 뒤 미반환 된 보증금 반환채권을 매입해 세입자에게 보상 후 구상권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선구제 후회수' 방식이 핵심이다.

현재 피해자 단체와 민주당은 정부의 적극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국민의힘은 실현 가능성과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토연구원은 토론회를 열고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최우석 HUG 전세피해지원기획팀장은 "경매 낙찰가율은 지역별, 용도별, 시장 상황별, 회수 시기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추세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부동산 시장 및 매매지수 등 변동으로 가치 평가 시점에 따라 유사한 부동산의 경우에도 매입 가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적정한 기준을 마련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소요되는 재원이 무주택 서민들이 청약을 위해서 잠시 맡겨둔 돈인데 이를 갖고 지원을 해주겠다는 구조"라며 "자금 목적하고도 맞지 않고 회수가 되지 않는 구조로 인해서 다른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49조원이던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은 올해 3월 13조9000억까지 줄었다. 국토부는 내년 5월까지 전세사기 피해자 등 인정 건수가 3만6000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해 최대 3조~4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매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제외한 비용은 최종 재정 투입해야 한다.

실제 회수할 수 있는 금액도 매우 낮을 전망이다.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반환한 전세금(대위변제액)을 회수하는 '대위변제 회수율'은 10%대에 그치고 있다.

경·공매 시장에 유사한 물건이 쏟아지는 탓에 유찰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조사 결과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빌라 법원 경매는 총 1456건이었고 낙찰률은 15%(218건)에 그쳤다.

다른 사기 피해자들과의 형평 논란도 제기된다. 김윤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전세사기 외에 보이스피싱 등 다른 사기 피해자들도 많은데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만 정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헌법상 평등권이나 차별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민주당의 개정안을 보완한 정부 대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할 예정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도시기금의 조 단위 손실이 있는데 제가 건의를 한다 안 한다는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저로서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간접적으로 표현 드리겠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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