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3위'로 밀린 요기요, 돌파구 있을까
구독료 4900원→2900원…5개월 만 추가 인하
2년 연속 적자에 조직개편 진행
최근 배달앱 요기요가 배달비 무료에 이어 포장 할인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달앱 경쟁이 과열되면서 요기요도 승부수를 던진 것인데요. 그간 배달앱 업계 2위를 유지해 온 요기요는 지난 3월부터 쿠팡이츠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무료배달 경쟁 속 차별화 전략
요기요는 주요 배달앱 3사 중 가장 늦게 '무료배달' 경쟁에 참여했습니다. 지난달 쿠팡이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시작하자 배민도 무료배달 서비스를 선언했습니다. 요기요도 결국 무료배달에 뛰어들었죠.
간발의 차이긴 하지만 무료배달이라는 이슈를 선점한 배달앱들과 차별화하기 위해선 요기요만의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요기요는 쿠팡이츠와 달리, 유료멤버십 고객이 아닌 일반고객에게도 무료배달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또 알뜰배달(배달기사가 여러 주문을 한번에 배달하는 방식)에만 무료배달을 제공하는 배민과 달리 요기요는 한집·묶음배달 모두 '무료배달'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요기요는 지난 17일부터 서울 지역에서 포장 주문 시 최소 주문 금액 없이 7% 할인을 무제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향후 포장 할인 프로모션 적용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요기요가 포장주문 할인 카드까지 꺼낸 것은 무료배달 시 최소주문금액이 1만5000원인 점을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포장 시엔 최소주문금액이 없으니까요.
점점 줄어드는 사용자수
요기요의 월간 사용자수는 감소세입니다. 앱 시장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요기요의 3월 한 달 간 사용자 수는 598만명으로 전년 대비 201만명이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쿠팡이츠의 사용자 수는 649만명을 기록하며 요기요를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지난달 요기요의 사용자 수는 더 줄었습니다. 지난달 요기요 사용자 수는 576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쿠팡이츠는 697만명을 기록하며 요기요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습니다.
그동안 요기요가 서비스 개선에 노력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용자 수 감소는 뼈 아픕니다. 요기요는 유료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요기요는 지난 4월부터 요기패스X 구독료를 기존 월 4900원에서 월 2900원으로 인하했습니다. 5개월 만에 재인하를 단행한 겁니다.
앞서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요기패스X의 구독료를 월 9900원에서 월 4900원으로 내렸는데요. 요기요에 따르면 구독료 인하를 통해 요기패스X 가입자수는 2배 증가했고, 평균 주문 수도 일반고객 대비 3배 늘었습니다. 하지만 '무료배달' 경쟁이 불붙으면서 더욱 강력한 한 수가 필요해졌습니다.
요기요는 배달앱 무료배달 경쟁에 참전하는 동시에 유료 구독자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줘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에 요기요는 지난달 구독료 인하와 동시에 그동안 지적됐던 요기패스X의 최소주문금액 '1만7000원 이상' 조건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기존에 요기패스X 회원이 가게·브랜드 할인쿠폰을 중복 적용할 수 없었던 것을 중복 적용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수익성 대 사용자 확보 '딜레마'
배달앱에게는 두 부류의 고객이 있습니다. 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 고객'과 입점업체인 '사장님 고객' 입니다. 입점업체를 많이 모을수록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입점업체들을 확보하면 소비자를 유인하기에도 유리합니다.
요기요는 배민이나 쿠팡이츠에 비해 중개수수료율이 높습니다. 배민이 6.8%, 쿠팡이츠는 9.8%인 반면 요기요는 12.5%입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배달앱들의 수수료 부담 때문에 힘들다는 원성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 음식점이 여러 앱에 입점해 있는 상황이라면 점유율이 낮고 수수료율이 높은 앱을 정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요기요 이탈이 일부 발생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옵니다.
그렇지만 요기요가 수수료율을 낮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의 영업손실은 2022년 1116억원, 지난해 65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2857억원으로 전년보다 8% 성장했음에도 적자가 2년 연속 이어진 겁니다.
이에 따라 요기요가 언제쯤 구독료 인상에 나설지가 관심입니다. 현재로선 고물가 상황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독료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관건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입니다.
상황이 더 어려워져 결국 구독료를 다시 인상한다면 기존 충성고객마저도 떠나갈 수 있습니다. 쿠팡이 지난달 와우 회원비를 기존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인상하자 탈퇴를 선언한 이들도 많았던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렇다면 신사업인 퀵커머스 '요마트'의 매출 성장세가 수익성에 기여할까요. 요기요는 요마트 서비스가 첫 론칭 대비 약 40%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알 수 없는데요. 퀵커머스는 1시간 내에 배송하기 위해 도심 내 물류센터인 MFC(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하는 데 상당한 비용 투자가 필요한 사업입니다. 요마트의 경우 요기요 지분 30%를 가진 GS리테일의 인프라 도움을 받아 운영 중입니다.
일단 요기요는 적자 완화책으로 '조직개편'을 꺼내들었습니다. 향후 요기요의 향방은 무엇일까요. 사용자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소비자 혜택 축소나 자영업자 대상 수수료율을 높일 수도 없는 사면초가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됩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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