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없어' 고경표·강한나 로코에 웃고 울고

황소영 기자 2024. 5. 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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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어' 포스터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웃기면서도 설레고 설레는데 묘한 웃음이 오간다.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할 때면 말과 말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비밀은 없어'는 그런 작품이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JTBC 수목극 '비밀은 없어'는 통제 불능 혓바닥 헐크가 된 아나운서 고경표(송기백)가 열정 충만 예능작가 강한나(온우주)를 만나 겪게 되는 유치하고 발칙한 인생 반전 코믹 멜로물이다.

초반엔 웃음 코드가 먼저였다. 메인 뉴스 앵커를 꿈꾸며 한걸음 한걸음 사회생활 최적화 캐릭터로 살아갔던 고경표.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감전 사고로 혓바닥 헐크가 됐다. 재채기를 하면 노필터 입담가가 되는 것. 회사 상사든 시청자든 가족이든 대상은 상관이 없었다. 그간 참고 속마음과 다른 말을 내뱉던 그가 속이 시원할 정도로 거침없이 말했다.

결국 혓바닥 헐크가 된 고경표는 회사에서 설 자리를 잃자 사표를 내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프리라는 정글이 얼마나 험한가. 고경표의 냉혹한 프리랜서 도전기가 '웃픈'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강한나는 그의 솔직한 행보에 대리만족을 느끼며 응원하면서도 설렘을 느꼈다. 일자리를 찾던 고경표에게 예능 프로그램 '커플천국' 출연을 제안해 출연자와 메인 작가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강한나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성이 같은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상황. 이른 나이에 딸을 낳고 홀로 키운 엄마였다. 모녀의 애틋함이 남다른데, 3년 교제했던 전 남자 친구 주종혁(김정헌)이 이를 감추며 자신의 어머니께 교육자 부모 밑에서 자란 여자 친구로 소개, 가슴의 큰 상처로 이별을 맞은 바 있다. '커플천국'을 통해 재회한 강한나와 주종혁, 그리고 고경표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고 출연자 이탈로 강한나가 새 멤버로 합류까지 하게 되며 X와 썸 사이에서 흥미로움을 자아냈다.

'비밀은 없어'는 마냥 무겁게, 그렇다고 마냥 가볍게만 풀지 않았다. 고경표가 그간 왜 진심을 억누르고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줬고 혓바닥 헐크가 된 이후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선명하게 담아내고 있다. 강한나도 그 길을 함께 걸으며 자신이 꿈꾸는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그 과정 안에 고경표, 강한나 버전의 웃음 코드를 녹여내 시청자들이 함께 웃으며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주인공으로 나선 고경표가 "그간 코믹 장르를 많이 해왔는데 코미디의 결, 노하우의 집약체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피로감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요즘 시트콤이 귀하지 않나. 시트콤 같은 감성을 주면서도 공감을 일으킬 작품일 것이다. 우리 작품을 보면 무조건 (스트레스가) 풀린다. 마음 마사지다"라고 자신했던 이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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