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기연이 쏘아올린 빅이닝···“양의지 선배 없다고 약해 보이면 안 되잖아요”[스경X현장]
김기연(27·두산)의 장타가 ‘두산의 시간’을 만들었다. 김기연은 ‘포스트 양의지’로서의 포수 자질은 물론 승부사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제 두산은 선두를 바라보고 달린다.
김기연은 23일 서울 잠실종합경기장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 2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시원한 2루타를 쏘아 올렸다. 흐름을 탄 두산은 조수행의 밀어내기 볼넷 득점부터 정수빈과 강승환의 적시타, 양석환의 홈런까지 터트리며 순식간에 9득점을 만들어냈다. 두산은 10-3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SSG에 스윕승했다. 리그 선두 고지가 코앞이다.
김기연은 이날 경기 후 “제 뒤 선수인 전민재가 저보다 어린 선수이기도 하고 부담을 주기 싫어서 어떻게든 제가 쳐서 결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며 “투수가 볼이 많긴 했지만 찬스 때는 공격적으로 치려고 생각해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연은 몸 바깥쪽인 오른쪽 아래로 강하게 꽂힌 SSG 송영진의 직구를 정확하게 밀어 쳐냈다. 그는 “제가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에는 자신이 있어서 몸쪽에 안 던져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바깥쪽을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다행히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연은 최근 무릎 부상으로 쉬고 있는 양의지 대신 주전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양의지 선배님이 시합을 못 나갔을 때 우리 팀이 계속 지면 상대 팀이 우리가 약하다는 느낌을 받고 더 편하게 경기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양의지 대신) 제가 (포수로) 나갔을 때 시합을 이긴다는 건 팀에게 좋은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연과 양의지는 끈끈한 멘티와 멘토 사이로 거듭나고 있다. 양의지는 “김기연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김기연을 보며 나도 좋은 자극을 받는다”고 후배를 칭찬했다. 이에 김기연은 “양의지 선배님이 제 스윙이 너무 크다, 힘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크게 칠 필요가 없다고 말씀해주셔서 캠프 때부터 (스윙 각도를) 좀 줄이려고 했던 게 시즌 들어와서 다행히 잘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잠실 |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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