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SSG 상대로 장타 '폭발'...'부상투혼' 곰군단 백업 포수의 책임감 "준호가 던질 때까지 나가겠다고 했다"[MD잠실]

잠실=노찬혁 기자 2024. 5. 2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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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두산의 경기. 두산 김기연 포수가 이승엽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뒤 그라운드로 향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노찬혁 기자] "최소한 준호가 던지는 동안이라도 내가 나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두산 베어스 김기연은 2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김기연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 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김기연은 SSG 선발 송영진을 상대했다. 김기연은 침착하게 초구를 지켜봤고 1B에서 송영진의 바깥쪽 낮은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김기연은 득점에도 성공했다. 전민재의 유격수 쪽 내야안타가 나온 뒤 조수행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루를 밟았고, 정수빈이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김기연은 여유롭게 홈으로 들어왔다. 

9-0으로 앞선 3회 말 김기연은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김기연은 SSG의 바뀐 투수 이기순을 상대로 3B-1S에서 5구째 높은 직구를 골라내 볼넷으로 1루에 걸어나갔다. 이번에는 득점에 실패했다. 김기연은 조수행의 땅볼 때 2루에서 아웃됐다. 

2024년 5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두산의 경기. SSG 최준우가 4회말 1사 1루에서 조수행의 타구를 잡아 1루주자 김기연을 태그아웃 시키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 타석이 김기연의 마지막 타석이었다. 김기연은 5회 초 수비까지 마무리한 뒤 5회 말 공격에서 윤준호로 교체됐다. 김기연의 이날 성적은 1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 두산이 2회 말 대량 득점에 힘입어 10-3으로 승리하며 2909일 만에 SSG를 상대로 스윕을 달성했고, 김기연이 터트린 2타점 적시 2루타는 결승타로 기록됐다. 

김기연은 경기가 끝난 뒤 "어제 2루타를 치긴 했는데 (김)광현 선배가 너무 잘 던지셔서 타자들이 힘든 경기를 했다. 이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오늘도 2회부터 대량 득점을 해주면서 (최)준호도 편하게 던진 것 같고 경기를 그래도 쉽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광주수창초-진흥중-진흥고 출신의 김기연은 2016년 2차 4라운드 전체 34번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김기연은 2018시즌 9월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고, 대수비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2018년 2경기에 출전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군대에서 제대한 뒤 육성선수로 뛰었던 김기연은 2022시즌 정식선수로 전환됐고, 12경기에 출전하며 보다 많은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김기연은 김범석에게 밀리면서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아 팀을 옮겼다. 

올 시즌 김기연은 양의지의 백업 포수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김기연의 지명은 두산에 최고의 선택이 됐다. 지명 당시 팬들이 우려를 표한 것과 다르게 백업 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김기연은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 2홈런 8타점 OPS 0.809를 기록 중이다. 

2024년 5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김기연이 2회말 선두타자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최근에는 타격까지 살아났다. 지난 1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고, 전날에는 SSG 좌완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우익수를 넘어가는 2루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이날도 결승타를 쳐냈다. 

김기연은 "제 뒤에 (전)민재가 어린 선수이기도 하고 부담을 주기 싫어서 결과를 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가 볼을 많이 던졌지만 찬스 때는 공격적으로 치려고 생각해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 원래 몸쪽에 자신이 있어서 몸쪽에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은 했다. 바깥쪽을 생각하고 들어가니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전했다. 

김기연의 존재로 양의지는 올 시즌 포수 출전의 부담을 조금 덜었다. 이승엽 감독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기연에게 감사함을 표현했고, 양의지는 수훈 선수 인터뷰 때 김기연에게 고맙다고 여러번 말했다. 최근 양의지가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두산은 김기연에게 포수 마스크를 맡기고 4연승을 달렸다. 

김기연은 "내가 나가서 이긴 것보다는 내가 나간 경기에 팀원들이 잘해줘서 경기를 이긴 것이다. 내가 나간 경기에서 승률이 좋은 것은 좋은 일이다. (양)의지 선배님이 시합을 나가지 못할 때 지면 상대팀이 약해진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는데 내가 나갈 때 시합을 나가서 이긴다는 것은 팀적으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기연은 "(양)의지 선배님은 항상 좋은 말씀해 주신다. 공격도 잘하고 싶어서 의지 선배를 롤모델로 뽑았는데 의지 선배는 내 스윙이 '너무 크다. 굳이 그렇게 크게 칠 필요없다'고 말씀해주셔서 캠프 때부터 줄이려고 했던 게 시즌 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의지 선배는 항상 시합에 나가서 고생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고 얘기 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4년 5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두산의 경기. 두산 김기연이 2회말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2루까지 진루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날 김기연은 부상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김기연은 우측 허벅지 앞쪽에 타이트함을 느꼈다. 그러나 이날 어린 최준호를 위해 5회까지 포수 마스크를 꼈고 5회 말 윤준호와 교체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며 선수 보호 차원에서의 교체였다. 

김기연은 "원래 중간에 빼주신다고 하셨는데 (최)준호가 선발로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에 제가 교체되면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서 최소한 준호가 던지는 동안이라도 내가 나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김기연의 존재 덕분일까. 최준호는 5이닝 2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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