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보수, 더이상 주류 아냐…경단녀도 참여하는 정치 만들 것"[인터뷰]
"보통 사람, 이를테면 '동탄맘' 같은 경단녀(경력단절 여성)도 육아·집안일 걱정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선거가 논리와 토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방선거의 장벽을 걷어 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당선인은 4·10 총선 개혁신당 대표로 선거를 이끌며 경기 화성을(동탄)에서 당선을 거머쥐었다. 4차례의 총선 도전 끝에 개인기를 바탕으로 거대양당 후보를 꺾고 '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이 당선인의 활약과 인지도가 개혁신당이 2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한 데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슈퍼 초선' '돌아온 기린아'라고 불린 이 당선인은 소기의 성과를 뒤로 하고 당 시스템 정비에 집중한다. 정당·정치 문화 개혁과 당세 확장을 동시에 이루고자 함이다.
이 당선인은 "정치인 대부분이 현실적으로 당세에 의존해 선거를 치른다. 당이 모양새를 갖추는 게 우선"이라며 "저는 보통 사람들도 (2026년 6월)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테면 '동탄맘'이다. 이분들은 충분히 교육받았으며 어떤 활동을 하고자 하는 열의가 높다"며 "이런 분들의 열의가 지방정치라는 무대에서 꽃피웠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여성, 보통 사람이 정치에 참여하려면 우선 남성적인 정치문화를 타파해야 한다. 다른 게 아니라 밤늦게 술 마시고 '형님, 동생' 해야 끼워주는 문화 같은 것"이라며 "여성에게는 육아 등을 포기하지 않으면 정치를 못 하게 하는 장벽"이라고 했다.
이 당선인은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공천 시스템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후보의 토론, 정책 제안 능력이 중시돼야 한다"며 "각종 선거비용을 줄이기 위해 후보가 온라인으로 본인을 알릴 수 있도록 하는 '당의 전산화'도 중요한 과제다. 신생 당이 시스템을 갖추기 전 이른바 인재 영입부터 하면 그들이 기득권을 형성하기 쉽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이제 보수가 비주류인 사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개혁신당 지지층이 그 안으로 국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입으로 '애국'이라고 하면 본인이 애국자인 줄 아는 모습을 따라가면 안 된다.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202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그를 다음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를 앞둔 당세 확장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당선인은 '대선 플랜이나 로드맵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딱히 없다. 저는 오래전부터 꽁꽁 싸매고 있는 타입은 아니다. 상황이 생기면 그때부터 대처한다"며 "대선을 준비한다는 개념에 따라 조직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저런 정치 사안을 공부한다. 대선 후보가 아니라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동탄을 지역구로 둔 이 당선인은 교육·교통·서민경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교육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희망한다"며 "존경하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님과 서울 노원에서 8년 간 가까이서 정치를 하면서 크게 얼굴을 붉힌 적은 없는 것 같다(웃음)"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 문제를 보며 굉장히 놀랐다"며 "이것 때문에 교육의 틀이 다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구 구조 변화상) 10년 뒤에는 대학교에 가는 인원이 한 해 20만명이 안 될 것이다. 이과가 60%라고 하면 12만명 정도일 텐데, 의대 정원을 5000명으로 늘리면 1등급은 다 의대 가는 것"이라며 "(수학능력시험) 2등급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지만, 핵심 과학기술 영역인 반도체 등 분야에는 1등급이 안 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동탄에서는 트램 사업이 굉장히 지연돼 신속 처리해달라는 민원이 많다. 트램 차량 공급업체의 기술진, 교통 관련 교수 등을 찾아뵈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며 "온라인 상거래가 늘어 오프라인 자영업자가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이런 변화 속에서 어떻게 연착륙을 이뤄낼지도 주요 고민"이라고 했다.
이 당선인은 산업 발전을 위해 외교 기조의 변화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미국에 가면 '한국전쟁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은 그만 해야 한다"며 "우리도 변했다고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반대가 있더라도 베트남 전쟁 등 미국의 안보적 이익에 동참한 적 있다' '전기차 베터리 등 여러 경제적 사안에 미국이 한국에 혜택을 부여하는 게 옳다'고 얘기해야 한다"며 "과거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 시절에나 '우리 인정해주세요'하는 외교를 하는 것이다. 이제 당당하게 요구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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