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 탈당에 친명 "당원권 강화"…당심 반영 찬반·비율 '백가쟁명'

김경민 기자 2024. 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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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 간선제 성격 원내 선거에 당원 표심 반영 제안
중진들 "당원 의견 수렴 네트워크 발족이 우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2만 명의 탈당이 쇄도한 더불어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대대적 체질 변화에 돌입했다. 강성당원 과대표, 당심과 민심 괴리 등 당내 일각의 우려가 적지 않지만, 압도적 당심을 바탕으로 친명(친이재명)계는 당원 직접민주주의 체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

24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 22대 국회 당선인들은 전날 당원 중심 정당이 포함된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주당은 결의문에서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한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중우화되지 않는 범위 내에선 직접 민주주의를 최대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주권자는 국민이고 당 주인은 당원이니까 당 의사 결정에 당연히 당 주인인 당원 의사가 관철 또는 존중, 최소한 반영돼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선 "지금 우리는 대의제 중심의 과거형 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제 중심의 미래형 민주주의로 혁신해가는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고 당원들을 다독이며 탈당을 만류하기도 했다.

그는 "당원들의 주권 의지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당원들의 의지를 모아 당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당 운영과 당내 선거, 공천, 정책결정 과정에서 당원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강화하는 방안, 당원국 설치 등 당원과의 일상적 소통 참여 창구를 만드는 방안까지 모두 열어놓고 제안받고 검토하고 또 토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가 당원권 확대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천명하면서 당내 안팎의 시선은 구체적 방법론에 쏠리고 있다. 친명계에서는 간선제 성격의 원내 선거에 당원들의 의사를 일부 반영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20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원내대표·국회의장 선거를 두고 "의원들의 100% 고유 영역으로 있던 부분을 최소 10% 정도는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21일 MBC 라디오를 통해 "(김 의원의 의견에) 상당히 공감한다"며 "국회의장단과 원내대표 선출에 당원 참여가 20% 정도는 반영돼야 된다"고 거들었다.

양문석 경기 안산갑 당선인은 당원 난상토론에서 "일반 시민 50%, 권리당원 50% 참여로 뽑힌 국회의원 후보가 총선을 통과했다"며 "원내대표를 뽑을 때도, 우리 당의 국회의장 후보를 뽑을 때도 똑같이 국회의원 50%, 당원 50% 비율을 적용하면 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중진들을 중심으로 원내 선거에는 당원 표심 반영 보다 당원 의견 수렴을 위한 소통 창구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 전체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 민주주의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2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팬덤이 국회의원 당선에 기여한 비율은 0.1% 미만"이라며 "국회의원 득표 중에 90~95% 정도는 당원도, 팬덤도 아닌 일반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것이다. 누구의 대표인지 (생각하고)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 역시 전날 MBC 라디오를 통해 "당대표,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 같은 당직은 당원들이 뽑는 게 맞다. 선출직 공직자를 뽑을 땐 민심을 반영한다"며 "원내직은 국회의원이 (뽑는 게) 오랫동안 정착해온 일종의 선출 과정의 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선거에 (당원 표심을) 몇 퍼센트를 더 반영한다는 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당원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당원권 강화 논의는 예상 밖의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 결과로 촉발됐다. 국회의장 선거에서 강성 당원들은 추 당선인을 지지했으나,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이후 2만명 이상의 당원이 민주당을 탈당하며 큰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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