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반포주공1단지, 이주 3년 만에 공사비 합의할까
[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대표하는 반포동 일대가 잇따라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대를 한몸에 받는 사업장은 단연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다. 반포 아파트를 대표하는 최고가 단지의 하나인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와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 등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20일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의 게이트 사이로 레미콘 차량들이 쉴새 없이 드나들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1톤(t) 차량들과 행인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반포주공아파트는 1973년 입주한 서울의 대표 노후단지 가운데 하나다. 50년이 넘었다. 반포주공1단지는 반포동 810번지 일대에 지상 35층 50개동, 5388가구 대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브랜드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클래스트'다.
디에이치 클래스트 현장 맞은편에 반포주공1단지(3주구)가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래미안 트리니원'이다.
반포주공1단지는 총 4개 주구로 나뉘어져 1·2·4주구는 반포주공1단지로, 3주구는 세계은행 차관을 받아 '에이아이디차관주택'으로 등기됐다. 1·2·4주구는 중대형 주택형들로 이뤄진 반면에 3주구는 소형 평형이다. 3주구만 따로 재건축을 진행한다.
반포주공1단지는 반포 일대 노후 단지 가운데 규모가 커 사업성이 좋고 한강과 맞닿아 있는 입지를 자랑한다. 시공사 선정 당시에도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 현장을 도보로 이동하려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현장 인근에는 '반포프라자종합상가'와 '한신종합상가'가 있다. 한신종합상가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보이듯 낮은 층수에 외벽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었다. 두 개 상가에는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신종합상가에는 '흔들려서 못살겠다. 이주 대책 세워라!' '서초구청 행정폭력 입주민 다 죽는다!'는 문구가 보였다.
반포프라자상가에도 상인 일동이 쓴 '무질서한 재건축 공사, 소음·분진 위생환경 악화로 영업환경 불안하다!'는 불만이 표출돼 있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일반적으로 상가 조합원들의 반대율이 높은데 이유는 영업활동 보장이나 보상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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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 3년 후인 2017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거쳐 같은 해 현대건설이 GS건설과 경쟁 끝에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후 2021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2022년 7월 철거, 2023년 3월 착공신고를 거쳐 공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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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협력업체 3곳은 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직원들도 각각 벌금 200만원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금품 살포 문제가 불거지며 조합장과 임원 연임에도 문제가 생겼고 사업이 한동안 중단됐다. 현재는 2심을 앞두고 있다.
새롭게 구성된 집행부는 사업 지연으로 발생한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선 착공 후 협상'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사업장은 공사비 협상을 마치고 착공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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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측도 공사비 상승에 대해 불가피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금액 문제는 따져본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증액 요청한 부분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분석하고 있다"며 "공사비 분석은 거의 완료됐고 현대건설과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이 한 번에 끝나지는 않고 여러 차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8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합 측은 선 착공 후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공사비를 확정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주 3년이 되어가는 시점으로 이주비 대출 이자만 해도 큰 비용이어서 빠른 판단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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