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종자산업 반세기, 성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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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자산업이 반세기를 맞았다.
종자산업이라고 하는 것도 유전자원(종자)에 자본을 입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난 50년 국립종자원의 성장을 밑천으로 업계와 손잡고 종자산업 구조와 체질을 개선하고, 생명공학 및 정보통신 등과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종자 강국의 길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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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자산업이 반세기를 맞았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국립종자원이 개원 50주년을 맞은 것이다. 국립종자원은 지난 1974년 11월 세계은행(IBRD) 차관으로 경기 안양에 국내 종자업무를 전담할 ‘국립종자공급소’를 개설하면서 태동했다. 이후 ‘통일벼’ 보급을 통한 쌀 자급을 달성, 녹색혁명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1995년 ‘종자산업법’ 제정을 통해 품종 보호와 종자보증제도 도입 등 본격적인 종자산업 육성에 나섰다. 이를 통해 2022년 기준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 78개 회원국 가운데 품종보호 출원 건수 9위와 등록 건수 8위를 기록하는 등 종자 강국을 향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반면 이러한 종자원의 성과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종자산업 위상은 초라하다. 2022년 기준 국내 종자업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3%에 그치고 있다. 전체 종자업체의 90% 이상이 연 매출액 5억원 미만이고, 40억원이 넘은 연 매출업체는 고작 1%에 머물고 있어 다국적 종자기업과의 경쟁은 그야말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다. 여기다 국내 종자업체는 교배종자 위주의 채소 종자에 주력, 옥수수와 콩 등 곡물 위주의 세계 종자 주력시장 흐름과는 따로 놀고 있다.
작물 재배를 통해 수렵과 채집에서 벗어난 인류의 역사는 곧 ‘종자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류는 ‘육종’을 통해 종자를 ‘자연의 영역’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가져와 유전자변형(GM) 작물 개발 등 사람이 지배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었다. 종자산업이라고 하는 것도 유전자원(종자)에 자본을 입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난 50년 국립종자원의 성장을 밑천으로 업계와 손잡고 종자산업 구조와 체질을 개선하고, 생명공학 및 정보통신 등과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종자 강국의 길도 머지않았다. 그게 바로 다국적 종자기업이 쥐락펴락하는 ‘종자 주권(株權)’을 넘어 우리 기업과 농민이 주인이 되는 ‘종자 주권(主權)’을 확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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