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느끼고 아쉽다"...대체 선발로 벌써 2승, 국민타자의 신뢰 받는 19세 투수가 고개를 숙인 이유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노찬혁 기자] "더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아쉽다."
두산 베어스 최준호는 2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역투를 펼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최준호의 역투를 앞세워 두산은 10-3으로 SSG를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최준호는 1회 초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최지훈과 박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후속타자 최정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에레디아에게 다시 한번 내야안타를 내주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최준호는 하재훈을 1루수 인필드플라이, 이지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위기를 넘겼다.
2회 초는 가볍게 끝냈다. 선두타자 강진성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고명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최준우를 중견수 뜬공을 처리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 초에도 최준호는 삼진 1개와 뜬공 2개를 솎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4회 초까지 세 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달성한 최준호는 5회 초 제구가 흔들리며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선두타자 강진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고, 고명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다시 최준우에게 볼넷을 헌납하며 무사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최준호는 최지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박성한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SSG의 3루주자는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후속타자 최정에게는 2루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아웃카운트를 하나밖에 올리지 못하며 한 점을 더 줬다. 다행히 2사 2, 3루에서 최준호는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까지 90개의 공을 던진 최준호는 마운드를 박치국에게 넘겼다.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를 펼친 최준호는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최준호는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3개의 구종을 구사하며 SSG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가 나올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경기가 끝난 뒤 최준호는 오히려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준호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더 책임감을 갖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경기에서 더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도 아쉬움이 있어야 또 다른 발전이 있는 거니까 다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사실 이날 최준호는 두 번의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1회 초에는 자신의 위기 관리 능력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5회 초에는 2실점을 헌납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다행히 1사 만루에서 최준호는 최소한의 실점만 허용했고,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켜 승리 투수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
최준호는 "1회 만루에서는 침착하게 타자와 빠른 승부를 하면서 잘 넘겼는데 5회에는 밸런스가 흐트러져서 타자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때 (김)기연이형이 마운드에 올라와 '어차피 네 공이 타자들을 다 이기니까 자신 있게 던져'라고 했다. 박정배 코치님도 자신 있게 하라고 해주셨고, 그 덕분에 최소 실점으로 막고 내려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온양중-북일고 출신의 최준호는 2023년 1라운드 전체 9번 두산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1라운드 지명을 받았음에도 최준호는 퓨처스리그에서만 등판했고 결국 지난 시즌 1군에 데뷔를 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절치부심 올 시즌을 준비한 최준호는 마침내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지난달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해 4⅓이닝 8피안타 6탈삼진 4실점으로 많은 점수를 내줬지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투수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브랜든 와델의 대체 선발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고, 지난 4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라이벌 매치에서는 4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2실점으로 활약했다. 지난 12일에는 데뷔 첫 승을 따냈다.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6이닝 5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의 침묵으로 인해 첫 패전을 떠안았다. 최준호는 이날 경기에서 마침내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이승엽 감독의 신임도 받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잘 버텨주고 있다. 지금처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준호는 "오늘 팬분들의 응원 소리가 여느 때보다 컸던 것 같다. 열정적인 응원을 승리로 보답해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도 팬분들의 응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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