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중에 유흥을?” 일부 의대 학생회 축제·미팅 금지령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대치가 길어지는 가운데 일부 의대 학생회에서 ‘투쟁 중인데 어찌 유흥을 즐길 수 있느냐’며 대학 축제·교내 스포츠 대회까지 불참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저학년 후배 의대생들은 “개인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학생회는 의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는 25일 열리는 대학 축제 ‘아카라카’ 티켓 접수를 하지 않았다. 연세대 의대 학생회 측은 “의대는 아카라카 단과대 티켓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사유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엔 “의대 학생회에서 (의대 증원 정부 정책에) 보이콧해서 축제에 안 온다” “(축제에) 갔다가 걸리면 (선배들이) 족친다더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의대 신입생들은 “입학 후 첫 대학 축제에 선배들이 못 가게 막고 있다” “가고 싶은데 걸릴까봐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 의대 동아리운영위원회는 아예 ‘동아리 활동 금지령’을 내렸다. 지난 3월 서울대 학내 야구 리그 ‘스누리그’에서 의대 동아리 ‘메딕스’가 갑자기 빠졌다. 메딕스 대표자는 리그 단체 채팅방에 “의대 동아리 운영위원회에서 동아리 전면 중단을 결정하고 활동을 금지한 상태”라며 “(금지령이 풀리기를 기다리며) 경기 연기와 몰수패로 지금까지 경기를 이어왔지만 다른 구성원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조기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고려대 의대 학생회 또한 동아리 활동 자제 지침이 내려와 의대 축구 동아리가 학내 스포츠 리그에 출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리뿐 아니라 대학의 낭만인 ‘미팅’을 비롯, 인스타그램 소셜미디어 금지령까지 내린 의대 학생회도 있다고 한다. 서울의 한 의대생(24)은 “안 그래도 휴학을 해서 놓친 활동들이 많은데 축제 같은 데도 못 가게 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또 다른 신입생도 “부모님이 내주신 소중한 등록금을 허비하는 것 같아 죄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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