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친구들과 함께 읽는 부처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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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실린 시 '북어'와 '대설주의보' 등으로 알려진 춘천 출신 최승호 시인이 어른들을 위한 동시집 '부처님의 작은 선물'을 펴냈다.
불교를 소재로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와 함께 60편의 동시를 수록했다.
최승호 시인은 "불교 동시 책은 그동안 없었던 것 같다"며 "제가 낸 책 중에 가장 아름다운 책이 아닌가 싶다. 성당에도 절에도 다니지 않는 무소속의 영혼으로 시집을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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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놀이 재미 살려 동심 일궈내
준한스님 외국어 번역본 수록
“모두가 불교 즐기게 하고 싶어”
“부처님이 마음을 선물하셨네/마음은/얼마나 작은지/민들레 씨 속으로 들어가지/환한 꽃을 피우지”(시 ‘부처님의 작은 선물’ 중)
교과서에 실린 시 ‘북어’와 ‘대설주의보’ 등으로 알려진 춘천 출신 최승호 시인이 어른들을 위한 동시집 ‘부처님의 작은 선물’을 펴냈다. 불교를 소재로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와 함께 60편의 동시를 수록했다. 각 동시마다 영문 번역 작품도 함께 수록해 영시로도 즐길 수 있다. 번역은 JustBe 홍대선원에 있는 준한스님이 했다. 영어를 배우는 어린이들이 동시를 통해 도움을 얻는 것과 동시에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외국인들도 불교와 시를 함께 즐기도록 하고 싶다는 이유다.
‘소소리바람(이른 봄에 살 속을 기어드는 듯이 맵고 찬 바람)’과 같은 순 우리말 단어는 발음 그대로 영문 표기한 후 뜻풀이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번역했다. 말놀이의 재미를 잘리면서도 우리 정서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마치 개구쟁이 어린이가 그린 것 같은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그림은 동시집의 담백함을 더한다.
“부처님 말씀이 담긴 책을/염소가 우물우물 씹어먹는다/아니 이 놈이/부처님 말씀을/혼자 다 먹네/옴/옴매”(시 ‘종이책을 먹는 염소’)
시집에는 청삽살개, 개구리, 송사리, 염소, 거미, 애벌레, 하늘다람쥐 등 온갖 동물들이 등장한다. 시인에게는 모두 부처의 마음을 표상화 하는 대상이다. 시인은 심통이 잔뜩 났다는 ‘심퉁이’에게 얼굴 확 펴라고 말한다. 연잎 위에 넙죽 엎드린 금개구리는 “묵은 햇빛 안 주셔서 고맙습니다/날마다 싱싱한 햇빛만 주세요”라고 아침에 절을 한다. 칠성장어는 가끔 자신이 북두칠성에서 왔고, “언젠가는 다시 북두칠성으로 돌아간다는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칠성무당벌레에게 전한다. 어린 털보깡충거미가 스님의 제자로 들어가려면 수염부터 깎아야 한다. ‘스님과 개구리’는 “마루에 나란히 앉아” 비를 함께 바라보고 있는데 ‘비 오는 날의 비오리’는 비를 그냥 맞고 있다. 5만부 판매를 돌파한 ‘눈사람 자살사건’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순수함이 묻어나온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인은 20대 때 출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최승호 시인은 “불교 동시 책은 그동안 없었던 것 같다”며 “제가 낸 책 중에 가장 아름다운 책이 아닌가 싶다. 성당에도 절에도 다니지 않는 무소속의 영혼으로 시집을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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