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산책] 바르게 살아가고 계십니까?

김승배 2024. 5. 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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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누구신데?", "난 누구신지 모르겠는데" "아∼ 예, 지나가는 사람이에요. 그냥 인사드렸어요." 춘천 근화동의 한 카페 앞 동네 어귀에 80대 전후한 할머니가 양지바른 곳 의자에 앉아 있어, 그냥 지나며 인사를 했다.

특히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늘부터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과의 묵례나 인사의 실천으로 부자나라 대한민국에 행복을 더하는 것이야말로 바르게살기운동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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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배 바르게살기운동 강원특별자치도협의회 사무처장

“안녕하세요.”

“누구신데?”, “난 누구신지 모르겠는데”

“아∼ 예, 지나가는 사람이에요. 그냥 인사드렸어요.”

춘천 근화동의 한 카페 앞 동네 어귀에 80대 전후한 할머니가 양지바른 곳 의자에 앉아 있어, 그냥 지나며 인사를 했다.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받는 것이 어색하신지 갸우뚱한 표정을 지으며 해 주신 대답이다. 그 후 가끔 그 카페 앞 거리를 지날 때 그곳 그 자리에서 쉬고 계신 그 할머니께 인사드리면 씩 웃는다. 그러면 나는 그 웃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모르는 사람?”하고 말을 건네며 웃으며 지나간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동네 어른들을 보면 인사드려야 한다”는 부모의 말씀이 생각나 지금도 지나는 길에 어르신들이 계시면 모르는 분이어도 묵례나 인사를 드리고 지나간다. 또 효자동 단독주택에 살면서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도 인사를 한다. 그 뒤로 성도 이름도 서로 모르지만 한 동네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나누며 씩 웃고 지나간다.

세 자녀를 키우면서도 “동네 어른들을 보면 인사드리거라”라고 했더니 아이들도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러면 “아하! 예뻐라, 어디 사누?” 하고 “너도 잘 가라”하고 인사를 건넨다. 그러다 나와 아이들이 함께 가는 모습을 보면 “그 집 자녀로구먼, 아이들이 참 인사를 잘해요. 착하고 기특해요”하고 축복해 주셨다. 그렇게 자란 삼 남매는 어느새 성인이 되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세월이 흘러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된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소위 말해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내가 어려서 꿈꾸었던 부자나라가 되어 있다. 보릿고개를 넘기고 경제성장을 일군 부모 세대와 형님 세대, 그리고 동료 세대와 후배 세대들이 애써온 결과가 참 자랑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인사할 줄 모른다. 그리고 웃지 않는다. 복지시설이나 관계자가 아니면 이웃을 찾거나 둘러보지 않는다. 부자 나라의 이면에는 어느 때부터인가 이기심과 삭막감이 휘감고 있는 사회가 있다. 이웃집 세 모녀의 죽음을 뉴스를 통해 접해야 했고, 삶을 포기한 묻지마 살인이 세상을 공포 사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 바르게 살아가려는 사람들보다 양심을 버리고 부자가 된 사람들이 우선되는 세상 속에 ‘도덕’이란 단어는 구시대적 언어가 되어버렸다.

공자도 “평생 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조선에 가서 예의를 배우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웃나라로부터 ‘동방예의지국’, ‘군자의 나라’로 불렸던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말은 그저 옛말이 되었을 뿐이다.

누구의 잘못도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다 내 탓이다.

지금은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시절이 아니다. 빈부의 격차는 있어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이 사실이다. 선진 국민답게 마음도 조금만 더 풍요했으면 좋겠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동네 어귀에서 이웃을 만나면 그냥 씩 웃으면서 인사해보자. 특히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늘부터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과의 묵례나 인사의 실천으로 부자나라 대한민국에 행복을 더하는 것이야말로 바르게살기운동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행복이 넘치는 우리나라가 ‘동방행복지국’이라 불려질 날을 기대하며….

#어른들 #우리나라 #할머니 #부자나라 #근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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