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DO 우체통] 하루쯤, 맘껏 울어도 괜찮아

라선근 2024. 5. 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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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도 기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강원도민일보 편집부가 독자들에게 띄우는 'KADO 우체통'을 운영합니다.

딱딱한 기사체에서 벗어나 신문에서 만나는 보드랍고 따스한 편지 한 줄.

기사라는 것은 결국 기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다는 생각으로 편집부 기자들이 다양한 수신인에게 편지를 전합니다.

어쩌면 당신이 즐겨보는 드라마의 작은 조연, 아니면 당신이 즐겨찾는 카페의 커피 한 잔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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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도 기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강원도민일보 편집부가 독자들에게 띄우는 ‘KADO 우체통’을 운영합니다. 딱딱한 기사체에서 벗어나 신문에서 만나는 보드랍고 따스한 편지 한 줄. 기사라는 것은 결국 기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다는 생각으로 편집부 기자들이 다양한 수신인에게 편지를 전합니다. 수신인은 미담 기사 속 작은 영웅일 수도, 사건 기사 속 피해자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즐겨보는 드라마의 작은 조연, 아니면 당신이 즐겨찾는 카페의 커피 한 잔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신인에는 경중이 없습니다. 그저 위로와 응원만이 있을 뿐. KADO우체통에서는 미니엽서 두장 ‘시인하는 기자-부인하는 기자’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시인하는 기자’는 등단시인으로 활동하는 박희준 편집기자가 전하는 서정의 시편지입니다. ‘부인하는 기자’는 편집부 유부녀 기자 3명이 세상의 모든 부인(婦人)에게 보내는 공감의 편지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잠자고 있던 당신의 우편함을 확인하세요.



“살면서 3번만 우는 거야”

퇴근길에 문득 눈물이 났습니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은 욕심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했나 봅니다. 얼마 전 제주도 여행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두고 울었고, 전 연인과 헤어졌을 때도 울었으니 생각나는 것 만 세 번이네요. 눈물 한도를 벌써 다 채운 것일까요.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나요? “버티자. 이겨내야 하는 거야”라고 다그치고 있진 않으신지요. “다 컸는데, 울긴 뭘 울어” 라고 비웃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우는 것을 나약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라는 책임감, 울면 지는 것 같은 패배감 같은 생각들을 이겨내려고 발버둥칩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 세상에 살다보니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디지털과 AI가 주목받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과제나 업무를 대신해 주기도 하고, 우리가 질문하면 즉각 답변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런 사회에서 우리들도 그저 질문에 답하기만 하면 되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로봇으로 개조되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 보단, 그저 빠른 피드백을 내놓기만 하면 되는 ‘인간로봇’이요.

우리가 주로 생활하는 온라인은 일방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공간이 됐습니다. 뉴스 기사, 콘텐츠 플랫폼의 댓글들만 봐도 맥락 없는 비난과 욕설이 난무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즐거움을 얻기 위해 접속한 온라인에서, 누군가를 헐뜯고 비난하는 글을 보면 자연스레 얼굴이 일그러집니다. 우리 사회가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기에, 잘못된 방법으로 감정을 분출하는 건 아닐까 걱정입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연애한다는 이유로, 응원하는 스포츠팀이 경기에서 졌다는 이유로 말과 물건을 함부로 던지기도 하는. 누군가의 책임없는 감정이 하루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만들어낸 ‘울면 안 돼’ 라는 시선에 당신을 구겨 넣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을 열심히 보낸 당신은 어떠신가요? 딱딱한 로봇이 되어 감정을 기계적으로 양산하고 있진 않으신지요. 울면 어때요. 잠시 위로 받는 것 뿐일 텐데요. “버텨라”라는 말보다 “맘껏 울어”라는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울어도 괜찮아요. 당신의 하루는 분명 보람찼을 겁니다.

라선근 rieu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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