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6조 반도체 지원책에 중소기업인 만남까지…'민생' 강조

박숙현 2024. 5.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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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설 투자에 '17억 규모' 우대금리로 지원
尹 "기업 수익 증가하면 두터운 복지 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중소기업이 잘 돼야 민생이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챙기기' 행보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23일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26조 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고, 중소기업인들을 용산으로 초청해 해외 진출 지원을 약속했다. 일각의 '부자 감세' 비판에는 적극 반박하면서, 세제 혜택 등 대기업 지원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끌어내 민생 경제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차 경제이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밝혔다.

우선 국책은행인 KBD산업은행에 17조 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반도체 시설 투자 자금을 우대 금리로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기업이 공장 신축, 라인 증설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때 유동성 문제를 해소해준다는 차원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1조7000억 원가량을 출자할 방침이다.

또 현재 3000억 원 규모인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1조1000억 원 규모로 늘려 유망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와 소부장(소비·부품·장비) 중소기업들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니팹(fab·공장) 등 기업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도 기업이 원하는 수준으로 신속하게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대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 적용 기한 연장을 추진하고, 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 구입비 등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적용 범위도 확대한다. 또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도로, 용수, 전력 등 인프라 확충에 2조5000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R&D), 인력양성 투자액도 지난 3년간 3조 원 수준에서 향후 3년간 5조 원 이상으로 늘린다.

다만 세액 공제 혜택 기간이 길어지면 국세 부족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현재의 세액공제율 적용을 연장할 경우 세수가 연평균 약 2조48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계했다. 일각에선 대기업 세액 공제 확대에 따른 낙수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세수 부족으로 취약계층 사업이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마치 정부가 약자 복지비용을 빼앗아 대기업을 지원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전혀 아니다"면서 "세액공제를 통해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고 일자리가 늘어나 세수가 더 크게 늘면 더 두터운 복지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열고 정부의 '반도체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밝혔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에는 중소기업인들을 대통령실 잔디마당으로 초청해 중소기업인대회를 열었다. 중소기업인대회는 매년 개최되는 중소기업계 최대 행사로,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년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해당 행사를 추진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좋은 상품을 가지고 있어도 수출길을 열지 못하거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도움이 필요한 기업들이 있다. 앞으로 저와 정부는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스타트업을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해외 진출 전용 바우처와 정책 자금 지원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경제의 중추이면서 80%의 근로자가 땀흘려 일하는 소중한 일터"라며 "중소기업이 잘 돼야만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고, 민생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와 정부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혁신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계속 구축해 나가겠다"며 "세계 시장이 여러분의 시장이 되고, 80억 인류가 여러분의 고객이 되도록 세일즈 외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중소기업 및 유관 단체․기관 등에서 500여 명이 참석했다. 또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정용진 신세계 회장 등 대기업 총수, 12개국 주한대사도 함께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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