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6개 '분노의 질주', 39세 베테랑의 '슈퍼 홀드' LG 3연패 탈출, 페라자 빠진 한화에 8-4 승리[대전 리뷰]
[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분노의 질주'로 3연패를 탈출했다.
LG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서 도루 6개의 적극적인 발야구로 8대4로 승리했다. 3연패 탈출에 성공. 한화는 신인 황준서가 5이닝 3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과 타선 부진으로 4연승에 실패했다.
4연승에 도전하는 한화에겐 가장 잘치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빠지는 악재가 발생했다. 전날 7회말 타격하다가 오른 손등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는데 이날 서울에 올라가 정밀 검진을 받은 것. 다행히 골절 등 다른 큰 이상은 없이 인대에 미세 손상이 있어 통증만 잦아들면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는 이날 페라자가 빠진 자리에 전날 결승타를 쳤던 최인호가 들어가 김태연(지명타자)-최인호(좌익수)-노시환(3루수)-안치홍(1루수)-채은성(우익수)-문현빈(2루수)-장진혁(중견수)-이도윤(유격수)-박상언(포수)이 선발 출전했다.
LG는 전날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지친 모습을 보인 김범석을 빼고 이날 1군에 복귀한 박동원을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홍창기(중견수)-문성주(우익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1루수)-박동원(지명타자)-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구본혁(2루수)-허도환(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지난 11일 롯데전서 홈에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을 다쳤던 박동원은 다음주부터 포수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LG 임찬규와 한화 황준서의 선발 맞대결. 5회까지는 투수전이었다.
LG가 1회초 선취점을 뽑았다. 2사후 김현수가 볼넷을 고른 뒤 4번 오스틴 딘의 좌측 펜스를 맞히는 2루타로 1점을 뽑은 것. 홈송구가 되는 동안에 오스틴이 3루까지 가면서 또한번의 득점 기회가 이어져지만 돌아온 박동원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추가 득점엔 실패.
1,2회에 모두 삼자범퇴로 막힌 한화는 큰 것 한방으로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3회말 선두 7번 장진혁이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린 것.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 142㎞의 몸쪽 직구를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자신의 올시즌 2호 홈런.
곧이은 4회말 볼넷 2개로 1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었으나 문보경의 병살타로 기회를 놓쳤던 LG는 임찬규의 안정된 피칭 속에 5회초 다시 리드를 잡았다. 1사후 8번 구본혁이 좌전안타를 쳤고, 9번 허도환이 헛스윙 삼진을 당할 때 구본혁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1번 홍창기가 좌전안타를 쳐 구본혁이 홈에 세이프.
6회초 바뀐 투수 윤대경을 상대로 확실한 리드를 잡으며 승부의 추가 LG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선두 2번 문성주가 볼넷을 고르고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4번 오스틴도 볼넷을 골라 1사 1,2루를 만들자 5번 박동원이 우측 2루타를 쳤다. 1루주자까지 홈 승부를 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타구가 원바운드로 펜스를 넘어가 2루주자만 홈을 밟고 1사 2,3루가 됐다. 6번 문보경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1점 추가, 4-1. 투수가 장민재로 교체됐지만 오지환이 우익선상 2루타를 때려 1점을 더 뽑아 5-1까지 앞서나갔다.
LG 선발 임찬규가 5회까지 3안타 1볼넷 1실점의 호투를 펼치고 있어 4점차는 넉넉해 보였다. 하지만 6회말에 갑자기 상황이 급변했다. 잘던지던 임찬규가 난조에 빠진 것. 1사후 3번 노시환이 친 땅볼 타구가 2루타가 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노시환이 친 타구가 3루 라인을 타고 평범하게 굴러가다 3루수 문보경 앞에서 갑자기 크게 튀었다. 문보경이 잡으려 했으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튀었고 노시환은 여유있게 2루까지 달렸다. 임찬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4번 안치홍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내주더니 5번 채은성에겐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내리 4개의 볼을 던져 볼넷을 내줬다. 1사 만루의 한화에게 가장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최원호 감독은 대타 김강민을 기용했다. 그런데 임찬규의 초구가 또 김강민의 손을 맞혔다. 밀어내기 사구.
결국 교체가 결정됐다. 왼손 이우찬이 올라왔고 최 감독은 대타 최재훈을 냈다. 최재훈은 침착하게 이우찬의 공을 골라 밀어내기 볼넷으로 또 1점을 더했다. 3-5. 그리고 8번 이도윤이 친 타구가 느리게 굴러갔고 유격수 오지환이 빠르게 병살로 처리하려 했으나 1루에서 세이프되며 또 1점을 더해 4-5, 1점차까지 추격했다. 9번 박상언이 바뀐 투수 김진성에게서 볼넷을 골라 2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김태연이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나며 동점엔 실패.
LG가 8회초 귀중한 추가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오스틴과 박동원의 연속 안타에 도루, 문보경의 볼넷 등으로 만든 무사 만루서 오지환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6-4를 만든 LG는 구본혁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했고, 1루주자 오지환과 3루주자 문보경의 더블 스틸로 1점을 추가해 8-4, 4점차로 앞섰다.
LG는 이날 9회초 문성주의 도루만 실패했을 뿐 이중도루를 포함해 6번이나 도루에 성공하며 계속 찬스를 만들어 한화 수비를 압박했고, 결국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임찬규는 6회 갑작스런 난조로 5⅓이닝 동안 4안타(1홈런) 2볼넷 2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으나 타선의 도움 속에 시즌 2승째를 챙겼다. 5-4로 쫓긴 6회말 2사 1,3루서 등판했던 세번째 투수 김진성은 7회말까지 1⅓이닝을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으며 홀드를 기록했다. 전날 결승타를 맞았던 마무리 유영찬은 4점차 리드 속에서도 9회말 등판해 삼자범퇴로 끝내며 충격을 말끔히 지워냈다.
한화는 고졸 1순위 신인 황준서가 5이닝 3안타 4볼넷 4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5패(1승)를 기록하게 됐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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