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과·금배 ‘과일값’ 난리 속 과수화상병까지…‘속 타는 농가’
충북 21곳·경기·전북 확산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과수화상병이 전국 곳곳에서 확산하면서 과수 농가와 지자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농촌진흥청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충북 충주 사과 과수원 1곳(0.4㏊)과 충남 천안 배 과수원 1곳(0.5㏊)에서 올해 처음 확인된 과수화상병이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까지 열흘 동안에만 충북 21곳, 충남·경기·전북 각 3곳에서 과수화상병이 추가 발생해 피해 농가는 모두 32곳으로 늘었다.
과수화상병은 과일나무 잎·줄기·꽃·열매 등이 마치 불에 타 화상을 입은 듯한 증세를 보이다가 고사하는 세균성 병해다. 주로 사과와 배, 복숭아, 모과 등 장미과 나무에서 많이 발생한다. 한 번 감염되면 과수원을 폐원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해 과수 농가에는 공포의 대상이다.
올해 가장 먼저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충북도는 비상 대응에 나섰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 대해 출입 제한조치를 내리고, 감염나무 제거와 생석회 살포, 매몰 처리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발생 농가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에 관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인접 시군에서의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충남 지자체들도 분주하다. 홍성군은 다음달까지를 ‘과수화상병 예방 집중기간’으로 정하고, 홍성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지역 전체 과수 농가를 예찰하기로 했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도 지난 15일부터 과수화상병 대책상황실 운영에 들어갔으며, 현재 사과와 배 재배 농가에 방제 약제를 공급하고 있다.
지자체와 과수 농가들은 역대 과수화상병 피해가 가장 컸던 2020년과 같은 상황이 올해 재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전국 15개 시군 744곳 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이 나타나 394㏊에 걸친 과수 피해가 나왔다. 농진청도 올해 1~4월에 2020년과 유사한 기상 조건이 형성돼 과수화상병 발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과수화상병이 계속 퍼진다면 과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평균기온이 6.2도로 평년보다 2도 높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91.5㎜ 많았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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