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이혼 고백→안타까운 과거 “양치로 스트레스 풀다 잇몸 내려앉아” (금쪽상담소)[TV종합]

[동아닷컴]

배우 겸 가수 김민희가 아역 시절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23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김민희는 이혼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데 대해 “딸을 초등학생 3학년 때부터 홀로 키우다가 6학년 때쯤 이혼 절차를 밟았다”며 “이혼 후 암 투병 중이던 전남편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제는 10년 차 싱글맘으로서 가수 최백호에게 예명인 ‘염홍’과 노래 ‘낯선 여자’를 선물받아 가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근황을 전했다.

그리고 함께 출연한 김민희의 딸 서지우는 “3년 전부터 집밖에 나가지 않는 엄마가 걱정이에요”라고 고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에 김민희는 “집에 있는 게 좋고, 집에만 있어도 할 일이 많아 바쁘다”라며 일명 집순이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민희가 집 밖을 나가지 않게 된 것에는 가까운 사람에게 받은 상처와 믿고 따랐던 故 허참의 죽음에 죄책감과 허망함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오은영 박사는 “김민희는 관계지향적인 사람들이 겪는 권태기인 ‘관태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라며 “현재 정신적 탈진 상태로 보이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집 밖을 나가지 않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인간관계에 지칠 대로 지친 김민희가 딸 서지우와의 관계에는 문제가 없을지 살피고자 두 모녀의 데이트 영상을 시청했다. 배우를 꿈꾸는 딸 서지우는 엄마 김민희에게 진로 고민 상담을 요청했다. 이에 김민희는 “연기는 다 잘하고 너보다 예쁜 사람 많다. 내가 해보니 너무 힘들었다”라며 엄마가 아닌 선배 배우로서 냉정하게 평가한다. 엄마의 속마음을 제대로 듣게 된 딸 서지우는 “엄마가 생각보다 반대를 많이 한다. 엄마가 응원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오은영 박사는 “엄마가 아닌, 연기자 선배로서의 조언만 해주었다”며 “자녀들은 엄마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을 것”이라며 딸 서지우의 마음을 헤아렸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김민희의 모습에서 배우 활동의 고됨을 강조하는 모습을 포착했다며 배우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김민희는 “어렸을 때부터 추워, 배고파, 안 할래 같은 말을 진작에 해야 했다”며 초등학교 6학년 무렵 영화 ‘오싱’ 촬영 당시, 한겨울 강원도 혹한의 날씨에도 “진짜 눈을 얼굴에 묻혀가며 촬영했고 밤새 아무것도 먹지 못하거나 장염에 걸려 아파도 후시 녹음을 해야 했다”라고 아역 배우로서의 고충을 고백했다. 그는 어려움을 버텨가며 월 200만 원의 수입이 있었지만 아버지가 정치활동을 위해 쓴 어음 때문에 빚이 많았고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소녀 가장이 되어야 했던 가슴 아픈 사연을 공유했다.

이어 김민희는 “문제의 배우가 되지 않기 위해 현장에서 계속 웃었는데 그 웃음이 일상에서도 풀리지 않아 나중에는 목줄 맨 진돗개에게까지 웃었다”라며 웃음 강박에 시달렸다 토로했다. 그러면서 “2시간마다 양치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어 잇몸이 내려앉았다”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관련해 오은영 박사는 “김민희는 고통스러운 얘기를 할 때도 웃어버리는 등 반동형성을 한다. 극도의 안 좋은 감정을 반대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김민희처럼 양치를 자주 하는 것과 같은 강박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딸에게 엄마는 태산 같은 존재”라면서 아역 시절 트라우마로 고통받아 온 김민희를 위로했고 김민희는 “방송이 너무 무서웠는데 40여 년 동안 일하면서 이렇게 편한 방송은 처음인 것 같다”며 오은영 박사와의 상담에 대만족했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