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 모인 ‘친명’과 ‘친노·친문’…미묘한 기류 속 말 아껴
문재인, 이재명·조국과 환담 “빨리 연대해 성과를” 당부
‘이재명의 민주당’과 거리 둔 임종석·정세균 등은 ‘침묵’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야권 인사들이 집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민주당의 현 권력과 구 권력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대표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했지만 ‘이재명의 민주당’과 거리를 둔 친노무현(친노)·친문재인(친문)계와의 불편한 기류도 읽혔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조 대표 역시 당 소속 22대 당선인들과 함께 추도식장을 찾았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조 대표, 김 전 지사 등 네 사람은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자택의 서재에서 따로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를 마련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제1당이니만큼 민주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조 대표에게는 “혁신당이 총선 기간 해왔던 여러 약속과 활동, 그 정신을 이어서 (22대 국회가) 개원을 곧 하면 활동을 이어나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민주당과 혁신당이) 공통공약이 많으니 연대해서 성과를 빨리 내라”고 당부했다고 조 대표는 전했다. 두 정당이 미묘한 긴장 관계를 보이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한 김 전 지사는 말을 아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으로 원조 친문계로 꼽힌다. 그는 추도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의 역할에 대해 “현재로서는 열심히 공부하는 게 저한테는 가장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으로는 “연말쯤 아마 귀국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인 조 대표는 김 전 지사 역할론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김 전 지사 복권이 안 됐지 않으냐”며 “이를 해줄 사람은 용산 (대통령실) 아닌가. 용산에 물어보시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12월 김 전 지사를 특별사면했지만 복권은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왼쪽 가슴에 민주당 배지와 노무현재단 스티커를 붙이고 참석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은 여전히 미완성”이라며 “윤석열 정권으로 인해서 2년이란 짧은 시간에 참으로 많은 퇴행을 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민주주의의 본령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면서도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건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 언제나 합의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면 그 사회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와 거리를 둬온 친문계 인사들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거나 말을 아꼈다. 4·10 총선 국면에서 중·성동갑 공천을 둘러싸고 이 대표 체제와 대립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야권 지도부 등 주요 인물들이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4·10 총선 경선에서 탈락한 전해철 의원 등은 말을 아꼈다. 민주당이 급속히 친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친노-친문’으로 이어진 ‘노무현 직계’의 현 위치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풀이된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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