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전 실패냐, 몸값 높이기 꼼수냐
가스공사 아닌 타 팀 복귀가 ‘문제’
삼성 “의무 없어…보상 검토 불가”
해외 진출 1년 만에 KBL로 돌아온 이대성(34·사진)은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대성은 오해를 풀기 위해 지난 22일 기자회견까지 자청했지만 오히려 여론에 불을 지른 분위기다.
Q. 이대성의 복귀는 왜 환영받지 못하는가.
A. 이대성이 KBL 제도의 빈틈을 노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대성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해외 진출 의사를 밝혔다. 가스공사는 이대성을 KBL의 다른 구단으로 보낼 경우 보상금(11억원 혹은 선수 1명+2억7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선수 본인이 해외 진출 의지를 밝히면서 재계약 권리를 포기한 채 완전히 풀어줬다. 그러나 이대성이 불과 1년 만에 해외 도전 의지를 접으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대성은 KBL FA 제도의 보상을 회피하고 연봉을 더 받기 위해 해외 진출을 악용한 선수로 오해받는 상황이다.
Q. 1년 만의 복귀, 계획된 행동이었을까.
A. 이대성은 원래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미국대학농구(NCAA)에 도전했었고 프로 데뷔 뒤에도 미국프로농구(NBA) G리그에 진출했던 적이 있다.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애착이 강한 이대성은 “미카와에 포인트가드로 뛸 기회를 달라고 타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본에서 더 뛰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가 아닌 삼성으로 복귀했다는 점이 논란 대상이다. 이대성은 “가스공사는 가드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면서 “FA를 신청한 다음날 가스공사에 연락해 사과를 드린 뒤 삼성과 협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해 (삼성이 가스공사에)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Q. 이대성은 어떻게 삼성으로 복귀할 수 있었나.
A. 가스공사는 이대성의 해외 진출 시도 때 임의 해지와 은퇴, 계약 미체결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임의 해지는 계약을 맺은 뒤 해외로 나가는 것이고, 무조건 가스공사로 돌아와 다시 연봉 협상을 해야 한다. 이대성 본인도 가스공사에 임의 해지를 먼저 제안했다. 은퇴는 KBL에선 가스공사 허락 없이는 코트에 돌아올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런데 가스공사는 계약 미체결이라는 구속력 없는 결정으로 이대성에 대한 권리를 모두 포기했다.
가스공사는 이에 대해 “이대성이 최소 2년간 해외서 뛰겠다고 약속했다”며 “2년 뒤에는 선수 본인이 보상이 발생하지 않는 나이(35세 이상)가 되기에 굳이 이대성을 묶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농구계에선 가스공사가 꼼꼼하게 행정적 조치를 취했다면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Q. 삼성은 가스공사에 보상할 수 있을까.
A. 현재 규정상으로는 보상 의무가 없다. 삼성은 “계약 미체결 선수를 데려왔다고 구단이 선수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면서 “선수 바람대로 가스공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지만 보상을 검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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