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여의도증권가 상징 미래에셋證 빌딩 인수 나선다

예상 매각가 2700억 전망

우리금융그룹이 매물로 나온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 인수를 추진한다.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한 우리금융이 여의도 증권가 중심지에 새 사옥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을 통해 이날 진행된 미래에셋증권빌딩 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우리자산운용 외에 다수의 디벨로퍼, 자산운용사들이 이번 입찰 참여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에 앞서 다수의 자산운용사와 부동산 개발사가 미래에셋증권빌딩 인수를 저울질해왔다.

1984년 준공돼 대우증권이 사옥으로 사용하던 미래에셋증권빌딩은 한때 여의도 증권가를 대표하던 상징성이 큰 건물이다. 2016년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할 당시 자산으로 편입했다가 지난해 10월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미래에셋증권빌딩은 여의도 핵심 업무권역(YBD)에 위치한 만큼 프라임급 오피스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지하 3층~지상 18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면적 3만9087.49㎡ 규모다. 시장에서는 예상 매각가를 3.3㎡당 2300만원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 금액은 약 2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증권업에 재진출하며 초대형 IB로 발돋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이번 미래에셋증권빌딩 입찰에 참여한 것도 큰 계획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합병 후 사명을 우리투자증권으로 정하고 일단 여의도역 인근 TP타워(옛 사학연금회관) 20~22층에 새 둥지를 마련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이후 계열사 확충과 더불어 사옥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입찰 참여는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이 합병한 증권사 규모가 커져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여의도 거점을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 유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