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화자 내세운 작품, 독자에게 반가운 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언젠가 저는 글쓰기가 수행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글쓰기는 수행이 아니라고 말해 봅니다. 작가는 나이와 성별과 어떤 걸림도 없이 하나의 작품을 위해 소모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발자취를 남기고 이 세상을 다녀간 것처럼, 어느 날 저도 떠나고, 작품은 남을 것입니다. 떠나는 그날까지 작품으로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
장편소설 '김섬과 박혜람'으로 제20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임택수 작가는 23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대강당에서 본사 정희택 사장과 황정미 편집인, 심사위원인 하성란 작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상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택수 작가 장편 ‘김섬과 박혜람’
정희택 사장 “韓 문학 계승·발전”
임 작가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물리적으로 제가 이 지구에 남아 있을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며 “남은 시간 동안 연애를 하며 문학을 할 것인지, 문학을 하며 연애를 할 것인지 저 자신도 기대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십여 명의 조카 가운데 가장 어린 조카가 올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그 긴 시간 동안 무엇이 삼촌에게 글을 쓰게 한 원동력이 되었을까요?”라고 물어왔다며 당시 보내지 못했던 답을 해 눈길을 끌었다.
“소민아, 너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삼촌이 글을 쓰는 모습을 보았을 거야. 아주 오랫동안. 내가 계속 글을 썼던 이유 중 하나는 어떤 문학적 성과도 얻지 못했던 나로 인해, 혹여 네가 소설쓰기를 점잖고 지루한 취미활동 정도로 인식할까 봐 걱정스러웠단다. 그래서 이 문학적 여정에도 기쁘고 눈부시게 찬란한 순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또한 보여주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단다.”
하 작가는 심사위원단을 대표한 축사에서 “임 작가의 작품은 올해 신춘문예 당선작과 함께 모두 여성 화자를 내세우고 있는데, 독자로서 반가운 일”이라며 “오랜 날 오랜 밤을 견뎌낸 이들은 여성들이고, 여성성이 결국 우리를 구원하리라는 것을 오랜 시간 작가는 알고 있었을 것 같다”고 작가의 여성성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전히 창가에서 흔들림 없이 꼼짝하지 않는 나무를 오랜 날 오랜 밤 지켜보겠지만, 그럼에도 그가 이전처럼 두렵거나 고독하지 않은 것은 분명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여전히 오랜 날 오랜 밤잠 못 드는 밤에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정 사장은 이날 시상식 인사말에서 “세계일보는 지난 20년 동안 세계문학상을 신설해 해마다 시상을 해오고 있다”며 “메마른 시대, 디지털 시대에 우리의 전통과 역사 속에서 한국문학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미래지향적인 전략사업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 신문 기사를 비롯해 모든 콘텐츠를 디지털 디바이스로 접근하는 디지털 디바이스 시대인데, 한국문학을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종이 소리를 내면서 소설을 보고 즐기고 종이를 덮고 나면 무언가 남는, 영혼을 진득하게 느끼는 순간을 계승 발전시켜야 되겠다”며 “세계일보는 좋은 한국문학을 발굴하고 계승 발전시켜 우리 후대들이 미래지향적으로 글로벌하게 우뚝 설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면 몰라? 등 밀어주잖아” 사촌누나와 목욕하던 남편…알고보니
- ‘이혼설’ 황재균, 아침까지 여성과 술자리 논란…“프로의식 부족” 비판도
- “못생겼다” 말 듣고 차인 여성…한국서 180도 변신 후 인생도 180도 바뀌어
- 무궁화호 객실에서 들리는 신음소리…‘스피커 모드’로 야동 시청한 승객
- “김치도 못 찢어” 76세 김수미, 부은 얼굴에 말도 어눌…건강악화설 확산
- 20대 여성들 대구서 1년반 동안 감금 성매매 당해…주범은 20대 여성
- 아내 몰래 유흥업소 다니던 남편…결국 아내와 태어난 아기까지 성병 걸려
- “발 냄새 맡자” 전자발찌 찬 40대 여성 성폭행 하려다 또 징역형
- 누가 잘못?…범죄로 교도소 간 아내 vs 위로한 女동료와 사랑에 빠진 남편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