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외치는 윤 대통령에 연금개혁 던진 이재명... 與 "정략적 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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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정부·여당의 결단'을 촉구하며 여야 합의로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소득대체율 45% 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라고 주장하며 이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대승적 결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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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정부·여당의 결단'을 촉구하며 여야 합의로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21대 국회 임기를 일주일 앞두고 내민 전격적인 카드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 카드도 다시 꺼내 들었다. 실제 여야가 제시한 소득대체율(가입자의 평균 소득 대비 국민연금 수령액 비율) 차이는 1~2%에 불과해 외견상 이견이 크지 않은 것으로 비친다.
대통령실은 일단 여야 합의를 지켜보겠다며 한발 뺐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정략적 술수'라고 거칠게 반박했다. 다만 누차 연금개혁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도 결단을 해야 하는 시간으로 몰리고 있는 만큼 이번 국회 또는 다음 국회에서 양측의 전격적인 타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이 결단만 하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이 처리될 수 있다”며 “아울러 이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금개혁안은 여야 모두 보험료율을 기존 9%에서 13%로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소득대체율은 국민의힘이 43%, 민주당이 45%를 고집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이 44%까지 타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지만 여전히 1%의 간극이 남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최근 “22대 국회로 넘겨 좀 더 충실하게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이 대표가 협치를 제안한 모양새가 됐다. 이 대표는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소득대체율 45% 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라고 주장하며 이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대승적 결단을 요구했다. 또 “작은 차이 때문에 국민 노후와 미래세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무책임한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개혁,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협상 당사자인 국민의힘은 곧장 반발했다. 연금개혁특위 위원인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를 제시한 바 없다”며 “이는 민주당의 제안이다. 민주당의 주장을 민주당 대표가 수용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발언 자체가 거짓이라는 것이다. 배 수석부대표는 “오는 28일 합의 없는 국회 본회의 강행에 명분을 쌓으려는 정략에서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며 “영수회담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또 다른 거부권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얕은 술수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건 이번에 안 하면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연금개혁을 안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나경원 당선자도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조금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은 마법이 아닌 트릭"이라고 쏘아붙였다.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 없이 상황을 주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로서는 그동안에 줄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다 국회에 넘겼다”며 "여야 합의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주장한 '정부안=소득 대체율 45%'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이 대표가 정부의 개혁과제인 국민연금 이슈를 던진 것에 섣불리 반대 의견을 내지도 못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민의힘 비례의원 초선 당선자들과의 만찬에서 "남은 임기 동안 개혁하는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연금개혁 완수 의지를 밝혔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건 여야의 대타협 문제”라고 거리를 뒀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서도 “연금개혁 문제는 영수회담으로 풀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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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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