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중흥초’ 학생이 주도하는 행복한 미래 가꿔요 [꿈꾸는 경기교육]
‘DREAM UP 활동’ 진로개발 역량·창의적 사고력 쑥쑥
학생자치·협력적 문제 해결 등 민주시민의식도 교육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부천 ‘중흥초등학교’
‘꿈, 배움, 마음으로 행복한 삶을 가꾸는 중흥교육’을 비전으로 둔 부천 중흥초등학교는 1992년 문을 열었다. 꿈과 끼를 펼치는 어린이, 배움으로 성장하는 어린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어린이를 키워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흥초는 명확한 교육 전략 속에 우리 사회를 이끌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꿈꾸미, 배움이, 마음이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이 디지털 시민교육 속에서 다양한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게 돕고 있는 중흥초는 2024학년도 디지털 시민역량교육 선도학교를 비롯해 AI선도학교 거점교, 교육부 질문하는 학교, 하이러닝 선도학교 등 도교육청의 다양한 혁신 사업에 참여해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자율과 책임 속에서 꿈을 키우는 어린이, 사랑의 가르침을 통해 수업이 행복한 교사, 소통과 공감을 기반으로 신뢰와 참여로 함께하는 학부모, 적극적 지원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지역사회, 교육공동체가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지향하고 있는 중흥초에서 미래 사회 속 학생들이 갖춰야 할 디지털 시민역량을 엿봤다.
■ ‘DREAM UP! 행복한 학교’... 명확한 전략 속 성장하는 학생
중흥초는 ‘DREAM UP! 행복한 학교’를 교육지표로 두고 명확한 목표 속에서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고 있다. ‘DREAM UP’은 총 7개의 교육전략 앞글자를 따 만든 슬로건으로 꿈을 디자인하고 가꾸는 교육을 담은 ‘DREAM’,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을 담은 ‘Responsibility’, 체험과 배움으로 성장하는 교육을 담은 ‘Experience’, 학년군별 맞춤형 교육의 의미를 담은 ‘Adjust’, 나눔과 배려가 있는 따뜻한 교육 ‘Mind’, 마을교육 공동체의 배움나눔 교육 ‘Unite’,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 ‘Peace’다.
중흥초는 드림업 교육활동을 위해 문화예술교육부터 꿈꾸미 진로교육, 다양한 체험활동, 국제이해교육 등의 진로문화 예술교육을 통해 진로개발 역량, 문화향유 능력, 창의적 사고력을 배양하고 있다. 또 기초학력 책임교육, 학생중심 맞춤형 교육, 주제통합 프로젝트 교육, 평가 방법의 혁신, 독서삼매경 등 학생 중심 교육을 통해 비판적 성찰역량과 의사소통 역량도 키워 가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시민교육과 학생자치활동, 평화교육, 마을교육공동체의 교육기부, 건강·안전교육, 지속발전가능교육 등을 통해 민주시민역량과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기 위한 민주시민의식도 교육하고 있다.
이처럼 내실 있는 교육체계를 갖춘 중흥초는 올해 디지털 시민역량 선도학교로 또 한 번 미래인재 양성의 선봉에 섰다. 중흥초가 디지털 관련 교육을 한 건 지난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디지털 사용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만큼 2022 경기도교육청 디지털 시민역량교육 실천학교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중흥초는 도교육청과 함께 디지털 시민역량교육을 앞장서 실현했고, 이러한 노력은 2023학년도에도 이어졌다.
특히 중흥초는 2022학년도 온라인콘텐츠선도학교 운영 경험이 디지털 시민교육 참여를 부추긴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태블릿 PC나 휴대전화를 능숙하게 다루고, 자주 활용하면서도 오히려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는 모습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본 중흥초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디지털 시민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막막한 기분이었다. 그러던 중 경기도교육청이 디지털 시민교육을 도입했고, 이에 동참하게 됐다.
■ SMART 프로젝트로 디지털 시민역량 ‘쑥쑥’
중흥초는 인성 기반의 디지털 역량 진단 및 맞춤형 학습 적용을 통해 학생의 디지털 시민역량을 키우고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들이 기반이 돼 ‘SMART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SMART 프로젝트는 디지털 환경 조성의 ‘Set’, 학생주도 디지털 시민교육의 ‘Make’, 매일 실천하는 교육 ‘Act’, 전문성 향상 프로그램 ‘Raise’, 가정 연계 교육 ‘Turn’의 앞글자를 따 만들었다.
과정별로 살펴보면 디지털 환경조성은 스마트기기와 주변 기기를 보급해 학생들에 대한 디지털 시민교육 활용 교육이 가능하게 했다. 또 학생 체험형 디지털 시민교육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사 기기도 확충했고, 포트폴리오 및 LMS 관리 에듀테크를 보급하기도 했다.
학생주도 디지털 시민교육은 학생 동아리 및 학생자치활동을 통한 학생주도 자료를 개발해 이를 디지털 시민교육 ‘인성TV’ 자료로 활용하고 각종 홍보자료나 활동자료를 나누는 것부터 학생주도 디지털 시민교육 토론회를 열어 매달 한 차례 학년 다모임 디지털 시민교육을 점검하는 나눔의 날도 운영했다. 또 학생자치활동과 연계한 디지털 시민의 날을 운영해 구체적으로 설정한 목표를 실현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매일 실천하는 교육을 위해서는 각 학급이나 복도에 디지털 시민교육 관련 안내문을 붙여 두고 인성TV를 쉬는 시간에 지속 방영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인성TV 숏폼 제작 등에 참여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또 질문하는 학교와 연계해 질문하는 디지털 시민 배움 공책을 활용해 매일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활동도 했다.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참여한 전문적학습공동체 연수를 운영하면서 수업 나눔 행사 등 지역 거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디지털 시민교육 우수사례가 확산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 또 교사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디지털 시민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교육청이 개발한 활동자료를 직접 현장에 적용해 보면서 실효성을 검증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학교 안 활동으로 끝나지 않았다. 가정과 지역사회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와 지역사회 연계 교육 등을 각각 연 4회씩 진행해 거점 학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또 디지털 시민교육 관련 교육 영상을 제작·배포해 가정에서도 이와 연계한 수업이 운영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밖에도 진단 도구를 활용해 디지털 시민역량을 측정하고 잘못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처방을 통해 학교와 가정을 연결하는 교육을 실현했다.
인터뷰 줌-in
“디지털 예절 지키며... 아이들 스스로 시민역량 쑥쑥”
“지금 학교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게 디지털 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중흥초에 디지털 시민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쓴 중흥초 교육연구부장 이진명 교사는 경기도에듀테크미래교육연구회 부천지회장으로 활동하면서부터 학생들에게 디지털 시민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 현장에서 디지털 기기 활용 모습을 지켜봤을 때, 디지털 교육이 처음 이뤄지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시민교육이 함께 진행돼야 부작용 없이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다른 교사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한 이 교사는 누구보다 앞장서 중흥초에 디지털 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왔다.
처음부터 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였던 건 아니다. 이 교사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개념에 대해 어려워하기도 했는데, 다양한 활동이나 게임 중심 수업을 하다 보니 학생들의 흥미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메타버스를 활용한 디지털 시민교육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친구들과 메타버스에서 지켜야 할 예절을 익히고 그와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시민역량을 키워 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 이 교사는 “온라인에서 어떤 예절을 갖춰야 하는지, 교실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나 정보를 공유할 때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련된 부분에서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며 “저작권과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알지 못했던 아이들이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해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는 게 특히 인상깊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질문하는 학교’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시민교육을 연계해 역량을 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질문하는 역량을 키우면서 디지털 시민역량 교육을 적용하다 보니 학생들의 생각이 자라난다는 걸 느끼고 있다”며 “아이들이 디지털 시민송으로 만든 시종소리를 따라하는 모습에 삶과 연계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디지털 시민교육은 특히 가정 등 학교 밖과 연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시민교육은 학생들의 삶에서 함께 이뤄져야 의미가 있다”며 “학교에서 아무리 교육해도 가정에서 디지털 기기를 엉망으로 사용하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학생들이 디지털 시민이 된다는 것은 디지털 시민 예절을 갖추는 것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이뤄졌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는 다르게 디지털 시민역량은 디지털 세상에서 학생들이 민주시민이 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는 만큼 학생들에게도 미래역량을 키우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이러한 디지털 시민역량 교육이 단기적으로 끝나는 게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생 동안 이뤄져야 할 교육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디지털 교육들이 디지털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디지털 시민교육은 디지털을 도구로 인식해 바르게 활용할 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디지털 세상에서 민주적으로 학생이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중점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시민교육은 단기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생 동안 이뤄져야 할 교육”이라며 “미래의 학생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는 만큼 꾸준히, 지속적으로 디지털 시민교육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관련 사업을 망설이고 있는 학교들에 “사업을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관련 교육은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교육”이라며 “내년부터 도입되는 디지털 교과서 등으로 인해 시민역량 교육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교육이 된 만큼 일부 교육과정에라도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디지털 시민교육은 교사 한 명의 힘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교육공동체인 학생, 학부모, 각 학급 교사, 관리자의 힘이 모두 필요하고 여러 교과에서 종합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만큼 공동체의 합의 속에서 쉬운 내용부터 차근차근 의미 있는 수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활용… 욕설·비속어 걸러내 온라인 세계에서도 규칙 잘 지켜야”
“‘욕설은 NO NO~ 악플은 NO NO~’ 특별한 시종 소리에 디지털 시민역량도 즐겁게 배웁니다.”
중흥초 6학년 이유나양은 즐거웠던 수업 중 하나로 학교 시종 소리 관련 수업을 꼽았다. 중흥초에는 경기도교육청이 개발한 ‘디지털 시민송’을 시종으로 설정해 뒀는데, 처음에는 귀에 들어오지 않던 내용이 수업을 받은 뒤부터 명확하게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 이양은 “지금은 아이들이 다 같이 따라부르기도 하고, 재미있게 디지털 시민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자주 접하면서 문제가 됐던 행동들이 디지털 시민역량 교육을 통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양은 “인스타 같은 것도 만 14세 이상만 할 수 있는데 5, 6학년 친구들이 다 인스타를 하면서 루머를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욕설을 배워 하기도 했다”며 “그런 것이 문제가 되는 행동이란 점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보니 전보다 친구들이 훨씬 조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AI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6학년 민하율군은 증강현실(AR)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디지털 시민 인증샷을 찍었던 행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민군은 “디지털 시민과 우리 학교 관련 문제를 푼 다음에 다 맞히면 학교 캐릭터 삼둥이와 함께 디지털 시민 마크가 있는 인증샷을 찍는 행사였다”며 “AR를 만드는 것도 재밌었지만 그걸 활용해 수업을 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민군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디지털 시민교육을 한 것도 효과적이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디지털 시민교육을 받다 보니 따로 채팅 제한을 걸지 않아도 친구들이 욕설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효과가 있다는 걸 느꼈다”며 “메타버스를 활용해 디지털 시민교육을 받으니 진짜 민주시민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3학년 조아윤양도 디지털 시민역량 교육 이후 친구들이 욕설이나 비속어를 쓰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조양은 “예전에는 초등학생들의 경우 AI나 디지털과 무관하다고 생각했는데, 학교에서 이런 걸 활용해 교육을 받다 보니 훨씬 좋았고 효과적이었다”며 “디지털 기기를 관리하는 방법도 익히고, 사용 시간을 지키는 연습도 하면서 흥미롭게 디지털 시민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민군은 “현실에서 규칙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디지털 세계에서도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 진짜 시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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