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과 물증'이 가리키는 김계환…그동안 부인해 온 이유는

유선의 기자 2024. 5. 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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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어서 이 사건 취재하고 있는 유선의 기자와 조금 더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유 기자, 진술을 넘어 물증까지 확보했습니다. 그것도 김계환 사령관 본인 휴대전화에서 발견했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지부터 짚어보죠.

[기자]

네 그 전화 통화 녹취가 'VIP 격노설'을 말한 당사자로 지목된 김계환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나왔습니다.

당연히 김 사령관의 육성이 들어있고요.

'VIP라고 말한 적 없다'는 김 사령관의 그동안의 국회 증언 등을 뒤집는 확고한 물증을 공수처가 확보한 겁니다.

'VIP 격노' 발언이 전해진 흐름을 보면 김 사령관에게 'VIP 격노' 발언을 전한 것으로 지목되는 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입니다.

그리고 김 사령관이 이 말을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한테 전달했다는 건데요, 'VIP 격노 발언을 들었다'는 추가 진술과 녹취 물증이 나왔기 때문에 수사의 첫 단계는 일단 확인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공수처 수사는 김 사령관 추가 수사를 통해 나머지 절반 즉, 위 단계를 향한 수사로 옮겨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직접 녹음을 한 거잖아요. 그럼 이런 녹취 파일이 있다는 걸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는데, 김계환 사령관은 왜 계속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해 온 건가요?

[기자]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면요. 지난해 7월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수사 결과 보고서를 결재합니다.

그런데 7월 31일, 낮 12시쯤 갑자기 사건 이첩 보류 지시가 떨어집니다.

그 직전에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고요.

그래서 당일 국회 설명과 언론 브리핑이 2시간 앞두고 모두 취소됩니다.

그런데 이날 오전 대통령 주관 회의가 있었고 거기서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대통령이 격노해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한 뒤 사건 이첩이 보류됐다는 게 'VIP 격노설'입니다.

자신이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수사가 곧바로 국방부와 대통령실, 즉 윗선을 향하게 된다는 점을 김 사령관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근데 녹취 파일까지 있으면 김계환 사령관 입장에서는 '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이렇게 부인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앞으로 공수처 수사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김 사령관이 이번에는 '조사실을 나가겠다'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강경하게 대질을 거부했지만, 계속 거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공수처가 조만간 김 사령관을 다시 부를 것으로 보이고요, 또 다른 증거나 증언을 찾아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 사령관 본인의 심경 변화로 읽히는 부분도 있는데요.

총선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11일 해병대 전 부대에 '지휘서신'을 보냈습니다.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사령관으로서 안타까움과 아쉬움, 말하지 못하는 고뇌가 가득하다"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지휘서신'은 대체로 부대 장병들을 다독이거나 다잡는 용도로 나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적인 고뇌를 내비친 건 이례적이라 김 사령관이 상당한 내적 갈등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 바 있습니다.

[앵커]

하나 더 궁금한 게, 김계환 사령관이 이렇게 통화를 녹음하는 사람이었다면 또 다른 통화 내용 녹취파일은 없습니까? 당시 그 국면에서 꽤 다양한 인사들과 통화를 했잖아요.

[기자]

저희가 확보한 김계환 사령관의 통화 목록에도 굉장히 많은 양의 통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상당 부분이 녹음이 됐던 것으로 보이고요.

이 부분을 공수처가 복구를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미 저희가 보도한 내용을 넘어서는 여러 증거가 공수처에 확보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입니다.

◆ 관련 기사
"거부 못할 사실" "수사 결과 봐야"…'VIP 격노' 정치권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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