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생겼지?" 동거녀 잔혹 살해 70대 징역 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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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교제하던 여성들을 상대로 3건의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았던 70대 남성이 이번엔 동거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23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성 A 씨(76)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그리고 A 씨는 올 2월 24일 B 씨를 찾아 설득해 자택으로 데려왔고 잘 지내기로 협의까지 했지만, 하루 뒤 "같이 죽자"며 B 씨를 수차례 잔혹하게 찔러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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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이상휼 배수아 기자 = 과거 교제하던 여성들을 상대로 3건의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았던 70대 남성이 이번엔 동거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23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성 A 씨(76)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에 사용한 정육용 칼(총길이 31㎝, 날 길이 19.5㎝)도 몰수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청구한 A 씨에 대한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 및 보호관찰 명령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A 씨가 흉폭한 수법의 살인을 저지른 데다 재범 위험성이 상당하므로 '전자장치 부착 및 '보호관찰 명령이 필요하다'고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령이고 건강 상태에 비춰볼 때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물리쳤다.
A 씨는 작년 6월 피해자 B 씨(68·여)와 처음 만나 석 달 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자택에서 동거했다.
그러나 B 씨는 A 씨의 반복된 술주정과 폭력을 못 견뎌 그해 12월 집을 나갔고, A 씨는 '다른 남자가 생긴 거네'란 망상에 사로잡혀 '배신한 여자를 찾아 끝장을 내겠다'고 말하면서 B 씨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A 씨는 올 2월 24일 B 씨를 찾아 설득해 자택으로 데려왔고 잘 지내기로 협의까지 했지만, 하루 뒤 "같이 죽자"며 B 씨를 수차례 잔혹하게 찔러 살해했다.
반면 B 씨에게 '같이 죽자'고 했던 A 씨는 작은 부상조차 입지 않았고, 범행 다음 날 평정심을 되찾은 뒤 112에 전화해 자수하는 등 감형을 노렸다.
이에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하면서 10년간 전자장치 부착 명령, 3년간 보호관찰 명령 등도 함께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4건의 처벌 전력이 있다. 이 중 3건은 교제하던 여성과 관련된 범죄로 확인됐다"며 "피고인은 교제 여성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자신의 의사에 반해 행동할 경우엔 상당히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범행이 점점 잔혹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A 씨는 "고인이 된 피해자 유가족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흉기로 피해자를 수차례 찔러 살해했고 피해자는 범행 현장에서 도망치거나 움직이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사망, 당시 피고인의 공격이 매우 잔혹하고 무참했음을 알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 발생한 것이라고 하는 등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고 있어, 자신의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고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척도(KORAS-G) 평가 결과 재범 위험성이 13점으로 '높음' 수준에 해당하지만 '높음' 수준으로 평가받는 전체 구간(12점~30점) 내에선 낮은 축에 속한다"며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재범 위험성이 13점으로 '중간' 수준에 해당하는 점, 현재 76세 고령이고, 피고인에게 선고한 징역형 집행이 종료된 후 예상되는 피고인 나이 및 건강 상태에 비춰 볼 때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이 잔혹한 범행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계획했다고 보긴 어려운 점, 살인 또는 살인미수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고, 2007년 폭력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으나 그 이후로 약 17년간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며 "이에 비춰 보면 형 집행종료 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나 보호관찰을 명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장래에 다시 살인 범죄를 범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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