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서 쌓은 내공, 난코스서 빛났다

양준호 기자 2024. 5. 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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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같은 낙차의 2단 그린으로 악명 높은 난코스에서 '노 보기'로 5타를 줄였다.

최경주 같은 베테랑 '빅 네임'의 스코어가 아니라 2부 투어를 전전한 미완의 대기가 작성한 점수다.

2014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안준형은 2021년 2부 투어에서 한 번 우승 경험이 있을 뿐이다.

2009년 데뷔 후 홀인원은 2부 투어에서 한 번 해봤고 1부에서는 처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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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KB금융 리브 1R
2년만에 복귀 안준형, 5언더 선두
"첫승까지 달려 꼭 이름 알릴 것"
박은신·박성국·황인춘 4언더 2위
현정협, 쿼드러플 보기 후 홀인원
안준형이 23일 KB금융 리브챔피언십 1라운드 17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안준형이 23일 KB금융 리브챔피언십 1라운드 17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서울경제]

폭포 같은 낙차의 2단 그린으로 악명 높은 난코스에서 ‘노 보기’로 5타를 줄였다. 최경주 같은 베테랑 ‘빅 네임’의 스코어가 아니라 2부 투어를 전전한 미완의 대기가 작성한 점수다.

23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 이천G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1라운드에서 안준형(30·셀트리온)이 5언더파 67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그야말로 ‘깜짝’ 선두지만 안준형은 “일단 선수라면 우승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목표인 첫 승을 꼭 이뤄서 ‘골프 선수 안준형’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5번 홀(파5) 4m 남짓한 거리에서 첫 버디를 잡은 안준형은 9번 홀(파4) 그린 주변에서 두 번째 버디에 성공했다. 후반에는 버디 3개로 질주했다. 14번(파4)과 15번(파5), 17번 홀(파4)에서 모두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버디 찬스를 만들고 1퍼트로 마무리했다. 17번 홀에서는 163야드 거리의 두 번째 샷을 핀 2m에 붙였다.

2014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안준형은 2021년 2부 투어에서 한 번 우승 경험이 있을 뿐이다. 1부 투어에는 2년 만에 복귀했다. 올해 1부 5개 출전 대회에서 컷 통과가 한 번뿐(공동 56위)이고 올 시즌 60대 스코어도 이날이 처음이다. 경기 후 안준형은 “아이언 샷이 잘 돼 좋은 점수로 이어졌다. 블랙스톤 이천에서 이 정도 스코어를 냈다는 것에 만족한다. 어려운 코스인 만큼 잘 극복해나가겠다”고 했다.

1타 차인 4언더파 공동 2위에 박은신·박성국·황인춘 등이 몰렸다. 박은신은 2022 시즌에 데뷔 12년 만의 첫 승과 이어진 5개월 만의 2승으로 화제가 됐던 선수다. 겨울 훈련 동안 업그레이드한 체력을 바탕으로 1년 6개월여 만의 3승 도전에 나섰다. 이달 12일 KPGA 클래식 제패로 투어 통산 2승째를 거둔 김찬우는 이형준·허인회·김한별 등과 함께 3언더파를 적어냈다. 김찬우는 이글 퍼트 성공과 칩인 이글까지 하루 이글 두 방을 기록했다.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장유빈은 1언더파로 출발했다.

현정협은 3번 홀(파3·185야드) 홀인원으로 500만 원 넘는 안마의자를 받았다. 2009년 데뷔 후 홀인원은 2부 투어에서 한 번 해봤고 1부에서는 처음이라고. 1번 홀(파5)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4타나 잃었는데 2번 홀(파4) 버디와 다음 홀 에이스로 곧바로 3타를 만회했다. 이날 성적은 5오버파. 현정협은 “첫 홀에서 4타나 까먹어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3번 홀 가니 전시된 안마의자가 눈에 확 띄었고 왠지 홀인원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6번 아이언으로 그린 중앙을 보고 샷을 했는데 그린 주변에서 튄 뒤 홀로 쏙 들어갔다”고 했다.

홀인원 한 볼을 들고 포즈를 취한 현정협. 사진 제공=KPGA

박성제는 5번 홀(파5) 티샷 뒤 실격 당했다. 그는 4번 홀(파4)에서 티샷을 숲으로 보낸 뒤 프로비저널 볼(잠정구)을 페어웨이에 잘 떨어뜨렸다. 이후 숲에서 원구가 발견됐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다음 샷을 하거나 언플레이어블 선언 후 볼을 드롭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박성제는 원구는 놓아두고 프로비저널 볼로 플레이를 이어갔다. 원구를 찾는 순간 프로비저널 볼은 ‘죽은 볼’이 되는 것인데 박성제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남의 볼을 친 것과 다르지 않은 오구(誤球) 플레이를 범한 것이다. 다음 홀 티샷 전에 오구 플레이에 대한 2벌타를 받았다면 계속 경기할 수 있었지만 5번 홀 티샷과 동시에 박성제는 실격 처리되고 말았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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