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문재인, 험한 말과 극단적 표현에 걱정 많이 해”
국민의힘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퇴임 후 처음으로 사저에서 여당 대표를 만난 문 전 대통령은 협치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 언어랄까, 험한 말과 극단적인 표현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그러면서 “(여야는) 국가를 위해 함께 봉사하는 두 팀인데, 서로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대화를 하고 정책개발과 입법을 해야 하는데 점점 그것(갈등)이 격화되는 것 같다고 얘기하셨다”고 문 전 대통령 발언을 전했다.
황 위원장은 지난 21일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에 이어 이날 문 전 대통령까지 전직 대통령을 차례로 만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퇴임한 뒤 여당 대표가 예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담은 비공개로 약 20분간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과 황 위원장은 여야가 자주 만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위원장은 “제가 ‘저녁이 있는 정치’라고 표현했는데 (문 전 대통령이) 그 말씀을 하더라”면서 “낮에는 다들 형식적이고 틀에 잡힌 이야기를 하더라도 저녁 때는 흉허물 없이 이야기 나누고 거기서 많은 걸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현안 언급은 없었던 걸로 전해졌다. 황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현안에 대해선 말씀을 안 하셨다”며 “앞으로 여야의 협치라 그럴까, 같이 손 잡고 나라 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원칙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 원내대표와는 경제 관련 애기를 주로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황 위원장은 “우리 추 대표가 경제 걱정을 좀 많이 나눴다”며 “우리나라 경제 환경, 국제적인 문제 등에 대해 추 대표는 오래 그런 일을 봐오신 분이라 기대가 크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최근 여권 인사들이 비난해 온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한다. 황 위원장은 “(회고록 얘기는) 전혀 (없었다)”면서 “내가 아직 못 읽었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까지도 여당 지도부에선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타지마할 관광은 김정숙 여사에게만 잊지 못할 추억일 뿐”이라며 “대한민국의 국격과 인도 국민들에게 어떤 감동과 울림이 있었는지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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