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문재인 예방…"여야 협치, 손잡고 나랏일 함께" 공감대

文 "정치 격화" 우려 與 "역할 해달라"…文회고록 언급 없어
여당 지도부, 노무현 서거 15주기 추도식 참석 후 文 첫 예방

문재인 전 대통령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3.5.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양산=뉴스1) 박기범 이비슬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2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여당 지도부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과 문 전 대통령은 갈등이 심화하는 정치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여야 협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 전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예방은 약 20분간 진행됐다.

황 위원장은 예방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너무 격화하고 특히 정치 언어, 험한 말과 극단적 표현 이런 것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여야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두 팀인데 서로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대화하고 정책을 개발하고 입법하는 일을 해야 하는 데 점점 (대치가) 격화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셨다"며 "우리(국민의힘)도 그런 점에서 문 전 대통령께서 많은 역할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장은 또 "제가 ‘저녁이 있는 정치’라고 표현했는데 여야가 자주 만나 무슨 문제든 이야기하고, 저녁에도 자주 만나 담소하고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거기서 많은 것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도 나누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과 추 원내대표가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며 "우리나라 경제, 환경,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 추 원내대표가 오랜 시간 일을 봐오신 분이라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황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은)19대 의원 생활을 같이하신 분"이라며 "18대 때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 봉화마을에 와서 만나 뵀었다. 그때가 첫 대면이었는데 그런 이야기도 나누며 앞으로 자주 대화하자고 했다"고 문 전 대통령과 인연도 소개했다.

황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 회고록에 대해선 "전혀(이야기가 없었다)"라며 "아직 내가 읽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정치 현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지 않았다"며 "여야 협치, 같이 손잡고 나랏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원칙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덧붙였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2024.5.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이날 예방에 앞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황 위원장은 "오늘 (추도식이) 뜨거웠다. 마치 노 전 대통령의 열정을 느낀 것 같았다. 대단히 열정이 가득한 분이셨다"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황 위원장은 권양숙 여사와 대화를 나누었다며 "노 전 대통령과 의정생활을 같이했다"며 "2011년에 가슴이 아파서 무덤에 와서 참배했고, 그때 권 여사가 보고 가시면 안 되겠냐고 해서 보고 간 적도 있다. 오늘도 그때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등 야권 인사와 소통한 황 위원장은 향후 야권 관계자와 만남 계획에 대해선 "예방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은 매듭이 지어진 것 같다. 이제 본연의 업무에 들어가 당 일을 봐야 한다"며 당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남 계획에 대해선 "때가 되면 만나겠지만 형편이 맞아야 한다"며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 위원장은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 대해선 "전대는 저에게 맡겨주시면 별로 지체되지 않고 잘할 것"이라며 "전대 선관위도 곧 발족한다"고 밝혔다.

pkb1@news1.kr